현란한 조명 아래, 몸에 꽉 조이는 뷔스티에(어깨끈 없이 허리까지 이어진 브래지어)를 걸치고 온 몸을 뒤틀 듯 춤추는 여인. 때로는 검은 가죽 재킷에 허벅지가 드러나는 짧은 가죽 바지, 그리고 손가락 부분을 자른 검은 가죽 장갑, 머리에 원색의 스카프를 두르고 허리에는 원반이 매달린 띠를 차고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팝 스타. 1980년대 초반,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마돈나 루이즈 베로니카 치치오네. 마릴린 먼로 이후 미국의 최고 섹스 심벌로도 꼽히고 있다.
그녀의 이미지는 항상 고정되어 있지 않다.
언제나 파격적이고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나타난다.
이제 그녀의 노래, 뮤직비디오, 영화, 책, 옷차림, 머리모양, 화장 스타일 등은 모두 미국 대중문화의 텍스트가 돼 버렸다.
하버드, UCLA, 프린스턴, 콜로라도, 러트거스 등 대학은 마돈나에 대한 강의를 열었고, 심지어 암스테르담 대학은 지난 1997년 '마돈나: 그녀의 음악과 현상'이라는 강의를 선택과목으로 개설하기도 했다.
'포스트모던 신화 마돈나'는 마돈나를 단순한 대중문화의 우상이 아닌 포스트모더니즘 신화로 접근, 마돈나가 어떻게 스스로를 창조했으며,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분석하고 있다.
노래와 뮤직비디오, 영화,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숭배자와 청중을 사로잡았는지, 어떤 전략으로 대중을 공략했는지 살펴본다.
또 '마돈나 현상'이 미국사회, 나아가 전 세계에 사회문화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파헤친다.
1958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시에서 태어난 마돈나는 1983년 '휴일(Holiday)'이란 노래와 파격적인 모습으로 뉴욕 시민 수백명에게 충격을 주더니 점차 미국인들의 집단의식 속으로 파고들었고, 84년 '처녀처럼(Like a Virgin)'이란 노래 이후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연극과 영화에 출연해 여배우, 사업가, 작곡가, 작가, 기자, 모델로서 서구 언론매체를 자신의 손아귀에 움켜쥐고 세상을 뒤흔들었다.
1989년 영화배우 숀 펜과 이혼한 뒤 2000년 영화감독 가이 리치와 결혼한 그녀는 지난해 공연도중 여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딥키스를 하는 등 대표적인 양성애자로도 알려졌다.
그녀의 다양한 이력과 파격적인 모습만큼이나 그녀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순결한 처녀와 요부, 성스러운 어머니와 매춘부, 독실한 가톨릭 신자와 섹스 심벌 등 그녀의 노래와 작품, 생활에는 다양한 모순이 녹아나 있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상품가치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적용하는 마돈나의 마케팅 전략을 제대로 포착해낸다면 성공한 책읽기가 될 것이다.
김병구기자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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