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문의 공공의료기관 "싫어"

병·의원의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의원을 열지 않고 다른 병·의원에서 월급을 받아 근무하는 봉직 의사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공공의료기관들은 여전히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할만큼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의료기관은 대도시의 병원보다 더 많은 임금을 제시해도 근무를 기피, 공중보건의사가 진료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는 형편이다.

대구의료원의 경우 대구시의 승인을 받은 의사 정원이 31명이지만, 현원은 26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산부인과, 신경외과, 피부과, 통증의학과, 응급의학과에는 전문의 각 1명씩이 결원 상태이며 응급실장은 흉부외과 과장이 겸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사 7명이 근무 중인 대한적십자사 대구병원은 정신과 등이 신설되기는 했으나 이비인후과, 외과, 산부인과 등은 의사가 없어 폐쇄된 상태이다.

병원 측은 내년의 노인전문병동 신설에 맞춰 정신과, 신경외과, 외과, 이비인후과 진료를 할 계획이지만 의사 확보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이상동 적십자 대구병원 관리부장은 "의사가 부족한 데다 농어촌 지역이 아니란 이유로 공중보건의를 배정받지 못해 공공의료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울진의료원의 경우 의사 정원(13명)은 채우고 있지만 이 중 8명은 공중보건의이다.

의료원은 응급실에 근무할 의사를 구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없는 상태이며, 지난 3월에는 정형외과 의사가 퇴직한 이후 후임자를 못 구해 4개월간 진료를 하지 못했다.

박현철 울진의료원 관리과장은 "대도시 의사보다 200만~300만원 더 많은 월급을 준다고 해도 지원하는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립의료원을 포함한 국립의료기관의 정원 대비 현원은 2001년 1천305명 중 1천261명, 2002년 1천567명 중 1천414명, 2003년에는 1천573명 중 1천472명으로 10곳 모두 정규 인력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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