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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라디오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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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중반의 대구 동산동 선배의 꼬질꼬질한 화실에서 바흐를 만나면서 150센티미터를 겨우 자란 슈베르트의 키에 관심이 갔고, 누추하기 짝이 없는 거처에서 20년 이상 가난과 냉소를 흘렸다는 에릭사티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며 나의 클래식 사랑은 가슴을 후비고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림으로 옮겨갔다.

음악에 색이 있다하여 그 형태까지 보이게 한 무소르그스키, 그가 친구의 그림을 보고 '전람회의 그림'을 작곡한 시간예술을 공간으로 해석해 본다.

음악을 좋아하며 시간을 공간으로 옮기는 일, 그것은 삶의 매혹적인 부분으로 오랜 기간 있어 왔다.

사춘기의 기억이 떠오른다.

집에서 나 하나쯤 사라진들 별 대수겠는가? 초등학교를 힘겹게 다닌 상흔, 곧 가출, 이후 나는 트랜지스터를 끼고 지금은 올디즈가 되어 버린 '팝송'에 취해 잠들고 이른 새벽방송에 일어나곤 했다.

쾨쾨한 냄새가 등청하던 골방은 책가방을 밀쳐놓은 익명의 섬, 그 곳이 신문보급소, 십대의 겨울은 그렇게 여섯 해를 반복했다.

밥 딜런, 알이엠에 귀를 헌납하고, 그룹 플리트 우드 맥의 금발 '크리스티 맥비'에게 까닭 없는 감정의 꾐에 빠져 나의 생은 '음악'을 따라 흘러갔다.

그때는 그랬다.

마치 설명 없이 코끝이 찡한 그림이 있듯이 가사를 알지 못하는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심야를 지켰다.

아! 남루한 십대를 무던히 덮어주던 라디오여…. 음악을 따라 그림이 앞서기도 뒤서기도 하면 '세상이 고달파서 나는 음악을 듣는다.

' 는 시인의 말이 각혈처럼 올라온다.

칠 년 전, 대구 신년음악회는 계단이 미어터지도록 사람들이 모였다.

그때 처음 시향포스터 작업을 한 이후 나는 여전히 협연자의 곡이 든 판을 걸어놓고 아날로그 잡음까지도 즐기고 있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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