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제>한 경찰서 근무하는 쌍둥이 자매와 오빠

"대한민국 첫 쌍둥이 여경이라는 자부심, 그리고 한 경찰서에서 오빠 등 3남매가 함께 근무하는 든든함까지 경찰관이 된 것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

경산경찰서에 근무하는 박중규(31) 경장과 경찰 역사상 첫 쌍둥이 여경인 박영조·미조(25) 순경 자매는 제59회 경찰의 날(21일)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한 형제가 같은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우도 드문데, 3남매가 함께 근무하게 되면서 맞는 첫 경찰의 날이기 때문이다.

이들 삼남매가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은 지난 99년 4월 경찰에 들어온 중규씨가 예천경찰서를 거쳐 지난 2000년 6월 경산서로 옮긴 데 이어, 지난해 6월 순경으로 임용된 뒤 성주·영천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이들 쌍둥이 여경이 지난 9월 8일 경산경찰서로 발령이 나면서 가능해졌다.

중규씨는 경비교통과, 영조씨는 압독지구대, 미조씨는 생활안전과에서 각각 근무하고 있다.

"삼남매가 한 경찰서에 근무해 조금은 부담되지만 서로 격려해주고 도와가면서 일할 수 있어 기쁘다"는 영조씨. 그리고 "업무를 처리하다 모르는 게 있으면 오빠에게 물어볼 수 있어서 좋다"는 미조씨.

복현초교, 본리여중, 상서여상을 같이 졸업한 쌍둥이 자매는 각각 언니는 법원행정처에, 동생은 화재보험회사에 근무하며 대학까지 같은 곳(계명문화대 경영학과)을 다녔다.

직장생활을 하며 어린 시절부터 경찰이 되고 싶었던 꿈과 오빠의 권유에 힘 입어 일년 간 열심히 공부한 끝에 결국 꿈을 이뤘다.

지난 2002년 3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 6개월 간의 경찰종합학교 교육을 마치고 우리 경찰사의 첫 쌍둥이 여경으로 탄생한 것. 막내 미조씨의 남자 친구도 같은 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다 만나 지난해 2월 경찰교육을 마치고 현재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영조·미조씨의 언니도 경찰이 되려다 그 꿈을 접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요즘에는 "한번 더 도전해 볼 걸"하며 오빠와 여동생들을 부러워한다고

일란성 쌍둥이인 이들은 얼굴은 물론 키(162㎝)와 혈액형(A형)까지 똑같다.

둘 다 태권도 3단의 유단자이고, 마음 속에 생각했던 점들도 '텔레파시'로 통한다.

화음을 맞춰가며 부르는 노래 솜씨는 수준급. 가끔 함께 사는 오빠 내외, 조카와 함께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것은 단 하나. 언니 영조씨는 오른손잡이, 동생 미조씨는 왼손잡이라는 점. 이들은 경찰의 다양한 업무를 해보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싶어 한다.

미조씨는 "파출소에서 근무해 봤지만 내근만 했기 때문에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업무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성실하게 해 가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예쁘고 대견스럽다"는 오빠 중규씨는 "영조는 섬세하고 집에서 잠자는 것을 제외하고는 항상 뭔가를 하는 등 부지런하고, 미조는 겉으로는 강한 것 같지만 포용력이 매우 넓다"고 동생들의 특징을 딱 집어 말한다.

이들 삼남매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에 뭐든지 조심스럽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서로 격려하며 열심히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하는 모범 경찰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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