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民心'외면하는 맞장 政治

국회가 헛바퀴를 돌리고 있다. 엊그제 KDI는 내년도 한국 경제전망을 포기했다. 중국의 금리인상은 우리의 수출에 비상을 걸었다. 그리고 국민들은 10'30재보선에서 정치권에 심각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런데도 여야는 계속 씩씩거리고, 갈데까지 가보자고 한다. 큰 일났다.

엊그제 재'보선에서 여당은 참패했고 한나라당은 본전도 못건졌다. 우리당은 광역의원 선거 7곳에서 몽땅 참패했고 단체장은 5곳중 겨우 1곳만 구사일생했다. 전라도에서 조차 참패했다. 한나라는 승리하긴 했으나 단체장 1석을 오히려 잃어 손해를 봤다. 보통 선거가 끝나면 국민의 심판에 따른 자책과 반성이 있게 마련인데 이번엔 그런 것도 없다. '이기면 유의미(有意味)하고 지면 무의미하다'면 유권자를 조롱하는 것이다.

여든 야든 민심을 천대하면 반드시 앙갚음을 당한다는 사실(史實)에서 맹성을 촉구한다. 특히 열린 우리당 사람들은 일단 강공으로 4대 법안을 통과시키고, 새로운 이벤트를 만들어 개혁세력을 재결집 시키면 민심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정략적인 발상만 하고 있다면 큰 일이다. 민심은 '작전'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반성은 커녕 독설만 퍼붓고 있는 여권 지도부의 태도는 틀렸다. 이해찬 총리의 대(對)야당 사과 요구는 방귀뀐 쪽이 성내는 격이요, "박 대표가 고문을 못해 안달이 나있다"는 이부영 의장의 폭언은 '말리는 시누이가 더미운' 격이다. 국회 공전의 책임은 먼저 이 총리와 여당에 있음을 거듭 지적한다. 한나라당도 말 꼬투리만 계속 물고 늘어질 계재가 아니다. 잘한 것 하나도 없이 그럭저럭 꾸려가고 있는 것이 순전히 열린우리당의 정치적 실패 때문 임을 잘 알터이다. 조건없이 이쯤에서 당당히 국회 복귀를 선언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4대 악법'이라면 반대안을 내놓고 당당히 맞서는 것이 제 목숨과 정치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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