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열린우리당 11일 창당 1주년 '첩첩산중'

11일로 창당 1주년을 맞는 열린우리당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52석의 거대 여당에 걸맞지 않게 지지율이 20%대 후반으로 주저앉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지지 역시 바닥을 맴돌고 있기 때문. 추진하고 있는 개혁 현안들도 줄줄이 좌초되거나 야당의 반대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특단의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열린 당·정·청 경제 워크숍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한편 지도부는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헌정사에 개혁과 민주의 새장이 열렸다"며 홍보에 연일 열을 올리고 있다.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9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어느 때보다도 깨끗한 정치의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열린우리당 창당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며 "이 같은 깨끗한 정치를 국민들께 돌려 드렸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지도 하락에 대해서는 반성하는 기미가 역력하다. 그는 "개혁 일변도로 달려오면서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않았던 것 같다"며 "우리 스스로가 조급증에 빠진 것은 아닌지 한번쯤은 반성해야 한다"고 자성했다.

이 같은 자성론은 국정을 이끌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개혁에 무게 중심을 옮김으로써 경제 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개혁 프로젝트'의 무리한 추진이 또 다른 정쟁의 불씨로 도사리고 있고, 최근 제시한 경제정책도 당장 서민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방안이 없고 바닥 민심이 정책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 규모의 추가 확대를 골자로 한 새해 예산안 심의도 시급하지만 야당을 끌어안고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4대 개혁안 입법이 지연될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천정배(千正培) 원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를 전면 부정하면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의지를 천명하고 있어 야권과의 논란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당내 다양한 주장들이 무턱대고 나도는 것도 문제다. 현안마다 야당과의 타협보다는 내부 이견 조정에 더 열을 올려 스스로 추진력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당을 계기로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다시 한번 국민적 정당으로 인기를 끌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들이 아직도 많아 보인다. 박상전기자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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