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치료의 공간이 아닌 육체적 병의 치료와 정신적 안정감을 주는 치유의 공간이 돼야 합니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있는 KMG내과는 건물 외관이 문화예술공간과 같은 느낌을 준다. 간판을 유심히 보지 않는다면 병원이라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이다.
강민구 원장은 "병의 치료가 책에서 배운 대로 도식적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 것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생각에서 고정관념 속의 병원 이미지를 과감하게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강 원장은 지난해 4월 새로운 개원 자리로 봄이면 벚꽃이 만개하고 가을이면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곱게 물드는 주택가의 한적한 장소를 택했다. 기존 병원이라면 떠오르는 폐쇄된 공간, 의사와 환자와의 수직적 관계 등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진료실을 포함한 모든 공간을 최대한 개방했다. 자연채광이 가능하며 예전에 주택 마당에 있던 태산목(서양 목련과나무로 상록수이며 5~7월까지 접시만한 크기의 큰 목련 모양의 꽃이 피며 향이 아주 진함)의 짙푸른 잎이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 나무를 중심으로 정원을 만들고 모든 공간에서 이 정원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정원은 병원의 마당 역할을 하며 음악회나 전시회 등의 각종 이벤트가 개최된다. 지난해 4차례의 음악회를 가졌다. 병원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이색적이다. 길게 우회하여 들어가도록 설계된 입구는 바쁜 일상을 잠시 잊도록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다.
병원 내부는 그 흔한 TV, 잡지는 물론 그림 액자마저도 찾기 힘들다. 시시각각 빛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유리에 비치는 정원의 풍경, 길게 가로 누운 대기실 창문에 비치는 나무의 실루엣 자체가 살아 움직이는 그림이다. 홀에 있는 피아노는 정원에서 음악회를 할 때 반주용으로 사용하며 누구든 연주해 볼 수 있다.
병원 한쪽 구석에 있는 작은 다실은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 차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 2층의 전망대와 지붕을 이용한 산책로는 눈앞에 보이는 앞산과 날씨가 좋을 때 멀리 보이는 팔공산을 조망하기엔 그만이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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