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업계의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설도윤(薛度胤) 설앤컴퍼니 대표(47)에게 한 첫 질문은 "뮤지컬과 오페라의 차이가 잠이 오느냐, 오지 않느냐에 있다?"였다.
돌아온 대답은 "정답"이었다.
뮤지컬은 우선 재미 있어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설 대표가 뮤지컬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뭘까. '돈'이었다.
뮤지컬 제작자에게 기대한 것과는 거리가 있는 대답이었다.
&왜 돈을 먼저 생각할까. 재미와 돈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작품에 관객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뮤지컬 제작자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상품을 만드는 장인과 다를 바 없습니다.
대충 만든 싸구려 제품을 누가 삽니까."
두 질문에 이어진 대화의 화두는 정직이었다.
'뮤지컬의 대중화'에 대해서도 설 대표는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대중화는 싼 값으로 제공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뮤지컬이나 연극은 영화와 달리 매회 공연때마다 모두를 쏟아 부어야 합니다.
대중화를 주장하는 일은 뮤지컬 수준의 하락을 강요하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
국내 일부 뮤지컬 제작자들의 외국 출혈 공연도 그에겐 마뜩지 않다.
외국 공연결과를 실제보다 부풀려 선전, 그를 미끼로 국내 관객을 불러모으는 부정직한 풍토로는 국내 뮤지컬의 수준을 높이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한다.
이런 정직함이 그를 뮤지컬 업계의 마이다스의 손으로 키운 걸까. 지난해 그는 브로드웨이 공연 정보지 플레이 빌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프로듀서로 등재됐다.
콧대높은 뮤지컬 일번지에서 그의 제작자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인정한 것이다.
실제 그는 미국 현지에서 한미합작 뮤지컬 제작에 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캐츠', '미녀와 야수', '지저스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및 '아이 러브 유' 등 히트작을 제작한 설 대표가 계획하는 다음 작품은 외국 배우들로 구성한 '오페라의 유령'이다.
이미 지난 2001년 국내 배우들로 제작한 경험이 있는 작품이다.
원작 배우들이 나서지만 제작은 엄연히 설 대표의 몫이다.
대구에서도 이런 공연이 통할까. 설 대표는 뮤지컬에 관한 한 대구는 서울 못지않은 관객 수준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뮤지컬 캐츠로 대구에서 앙코르공연까지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지만 문화도시로서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 일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대구의 미래 산업으로 문화산업을 권장한다.
뮤지컬이나 연극에 대구 관객이 몰린다는 사실은 대구에서 이들 작품과 관련된 산업이 발전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는 거다
뮤지컬 업계의 기린아로 떠오르면서 작품제작 이외에도 할 일이 많아졌다.
프로듀서 지망생을 키워 내는 한국문화공연예술원 원장과 대경대학교 교수도 그의 또다른 직함이다.
영남대 성악과를 졸업, 뮤지컬 배우로 잘 나가던 그가 제작자로서도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낮과 밤 2회에 걸친 그와의 대화를 통해 확인한 사실은 작품에 대한 정직함이 그를 각광받는 뮤지컬 제작자로 키워 냈다는 것이었다.
서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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