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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어주는 전래동화-도깨비집에 간 나무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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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어떤 총각 나무꾼이 살았는데 참 가난했어. 날마다 산에 가서 나무를 해다 팔아서 근근이 먹고살았지. 하루는 이 나무꾼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그만 날이 저물었네. 그래서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는데, 마침 그 산 속에 빈 기와집이 한 채 있더래. 오늘밤은 저기 들어가서 자야겠다 생각하고, 그 집에 들어갔지.

들어가서 막 잠을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바깥이 왁자지껄하더니 도깨비들이 떼거리로 몰려들어오지 뭐야. 알고 봤더니 그 집이 도깨비집이야. 나무꾼은 엉겁결에 다락에 올라갔어. 거기 납작 엎드려 숨어 있었지.숨어서 가만히 들어 보니까 도깨비들이 저희들끼리 주거니받거니 얘기를 하는데, 어떤 얘기를 하는고 하니 이런 얘기를 하거든.

"아, 사람들은 참 바보야. 요 산 아래 마을에서는 물이 없어서 농사도 못 짓고 쩔쩔매더군. 마을 한복판에 있는 은행나무만 찍어내면 거기서 물이 콸콸 나올 텐데, 그것도 모르고 있으니 참 딱하지."

"사람들이란 정말 바보야. 재너머 마을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굶어죽기만 기다리고 있더군. 마을 뒷산에 있는 큰 바위만 들쳐보면 그 속에 돈이 잔뜩 들어있을 텐데, 그것도 모르고 있으니 얼마나 딱해?"

"흥, 어디 그뿐인가? 저 물 건너 마을 부잣집에서는 외동딸이 병이 나서 다 죽어가더군. 그 집 지붕 서까래 밑에 들어있는 왕지네만 잡아내면 병이 말끔히 나을 텐데, 그것도 모르고 있으니 좀 딱한가."

나무꾼이 그 말을 귀담아 잘 들어 뒀어. 그러고 나서, 이튿날 아침에 도깨비들이 다 나가고 나자 얼른 그 집을 빠져나왔지.

그리고 맨 먼저 산 아래 마을로 갔어. 가 보니 아닌게아니라 온 마을에 물이 바짝 말라서 큰 고생을 하고 있더래. 마을 사람들을 다 불러 모아 놓고 마을 한복판에 있는 은행나무를 찍어냈지. 우지끈 찍어내니까 뿌리 밑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는데, 뭐 한도 끝도 없어. 금세 온 마을에 물 풍년이 들었단 말이야. 그러니 그 마을 사람들이 고맙다고 돈을 많이 줘.

그 다음에는 재너머 마을로 갔어. 가 보니 정말로 온 마을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굶느니 먹느니 하고 있더래. 마을 사람들을 다 불러 모아서 뒷산 바위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지. 가서 큰 바위를 딱 들쳐보니까, 아니나다를까 그 안에 돈이 산더미만큼 들어있거든. 그 돈을 다 꺼내서 사람들한테 골고루 나눠 줬지. 그러니 마을 사람들이 고맙다고 또 돈을 많이 줘.

이제 마지막으로 물 건너 마을 부잣집을 찾아갔어. 가 보니 과연 그 집 외동딸이 병에 걸려서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더래. 당장 사다리를 놓고 지붕에 올라가서 서까래를 걷어냈지. 썩 걷어내고 보니 참말로 길이 닷 자나 되는 왕지네가 그 밑에서 꿈틀꿈틀하고 있더라지 뭐야. 그놈을 잡아내고 나니 딸의 병이 씻은 듯이 낫더래.

그러니 집 주인은 딸의 목숨을 살려 줬다고 이 총각을 사위 삼자고 하지. 뭐 마다할 리 있나? 그래 그 집 사위가 돼서 한평생 잘 살았더란다. 잘 살아서 어저께까지 살았더래.

서정오(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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