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환자 유치를 위한 내과의사와 한의사들의 갈등이 법적 대응으로까지 치달을 전망이다. 물론 개원한의사협회가 사회적 파장과 비판적 여론을 우려, '선(先) 대화 후(後) 고소'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내과의사회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협상의 여지를 두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해묵은 양'한방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오른 것이어서, 화해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태는 사실 지난해 말 한의사의 CT 사용이 문제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불씨가 됐으며 여기에 한의사회 감기약에 대한 국민 홍보활동('감기는 한방으로')이 불을 지폈다.
이에 내과의사회는 '한약 복용에 따른 피해 줄이기 캠페인'을 펼치면서 한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강조했고, 한약 복용 전에 내과 의사와 상담하라고 강도를 높였다.
양'한방의 공방은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지만 정부는 뒷짐만 지고 싸움을 지켜볼 뿐이다. 정말 한약은 내과의사회의 주장대로 간 독성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약일까. 그렇다면 양약은 부작용이 없다는 말인가.
기자의 주관적 생각으로는 양측의 주장은 사실 유치하다. 감기를 한방으로 치료하라는 개원한의사협회의 갑작스런 캠페인도 그렇다. 모처럼 국민 건강을 위해 캠페인을 벌인다면서 하필이면 환자 유치를 위한 인상이 짙은 홍보를 했어야만 했는지.
내과의사회도 그렇다. 한약의 부작용을 지적하는데 사실 부작용 없는 약이 어디 있을까. 약의 부작용은 환자의 질병이나 상태에 따라, 그리고 어떻게 조합하고 복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런데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막연한 표현은 국민들에게 혼란을 안겨줄 뿐이다.
양방(서양의학)과 한방은 똑 같이 인체의 질병을 다루는 분야지만 접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감기를 예로 들자. 양방은 감기의 원인이 바이러스라고 본다. 바이러스는 치료약이 없다. 감기약은 증상을 덜어줄 뿐이다. 반면 한방은 공기 변화에 인체가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해 감기에 걸린다고 보고 있다.
의료체계가 일원화(서양의학) 돼 있는 미국에서는 서양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의과대에서 앞 다퉈 동양의학 등 대체의학을 연구할 정도이다.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다른 나라의 전통의학, 민간요법의 장점을 활용하자는 실용주의적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대구가톨릭대병원은 대구한의대병원과 '양'한방 협진' 협약을 맺었다. 한의대 인턴들이 가톨릭대병원 응급실에서 인턴 실습까지 하고 있다. 의료가 양'한방으로 이원화 돼 있는 우리의 현실에선 양측이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단점을 보완해 주는 일이 국민 건강을 위한 일이 아닐까 싶다.
국민들은 한약 취급을 둘러싼 한의사와 약사의 분쟁, 의약분업을 놓고 의사와 약사의 분쟁, 그리고 의사와 한의사의 대립 등을 오랫동안 겪어 왔다. "선생님들, 더 이상 국민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 주세요." kimky@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