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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마을 안녕 보살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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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메기보존회 '천왕제'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

정월 대보름인 23일 오후 3시 대구 서구 평리3동 윤일성당 뒤편 당산목(본지 2004년 11월 17일자 보도)에서는 주민 100여 명이 천왕메기보존회와 어울려 천왕제를 지냈다.

당산나무 아래에서 돼지머리, 술, 떡, 밤 등이 차려졌고 천왕메기는 징, 북, 장구, 소고 등 전통악기를 능숙하게 다루며 주민들의 어깨춤을 자아냈다.

연신 손을 비비며 기도를 올리고 있던 박숙자(75) 할머니는 "아들, 딸이 건강하고 돈 많이 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소원을 빌었다"며 "영험한 당산 어른이 내 관절염을 벌써 고쳐줬다"고 말했다

이순칠(72) 할머니도 "예전에 대나무를 잡은 집에서 당산제를 드리지 않아 물이 마르기 시작하더니 아픈 사람이 생길 정도로 할배나무가 질투도 많고 힘도 세다"며 영험함을 강조했다.

당산목 한쪽에서는 할어버지들이 막걸리를 서로 권하며 새해 인사를 나누었고 할머니들은 밤을 '오도독' 소리나도록 씹으며 한 해 동안 치통이 없기를 빌기도 했다.

천왕메기 기능보유자 김수기(61·대구시 무형문화재 제4호)씨는 "대구지역에서 고목이 도심 속에 터를 잡고 마을의 안녕을 보살피는 곳이 거의 사라졌다"며 "정초의 지신풀이로 가뭄과 돌림병을 막던 전통적인 천왕제를 계속 이을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천왕메기란 400여 년 전 대구 서구 비산동 일대 주민들이 기천왕, 중천왕, 밀천왕에게 드리던 정초의 지신풀이(마을굿)를 말한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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