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기본계획 용역을 맡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컨소시엄의 중간 보고회를 앞두고, DGIST 입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14, 15일 이틀간 현지 실사 작업을 거쳐 결정된 후보지 평가 결과가 중간보고회 때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경과기연과 STEPI 컨소시엄은 공정한 후보지 평가를 위해 미국 MIT대학의 데니스 프렌치만 교수와 미카엘 조로프 교수에게 평가를 맡기면서 입지선정 자문위원회를 구성, 평가방법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6곳의 후보지역 중에서 어느 곳이 최종 후보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지를 STEPI 컨소시엄이 제시한 평가기준을 근거로 분석했다.
◇현풍 포항 구미 - "내가 최고"
△현풍(대구)= 대구테크노폴리스 예정지인 달성군 현풍면 일대 287만 평에 DGIST를 중심으로 공공·민간 연구기관을 집적시키고 첨단산업단지와 주거단지가 조화를 이룬 R&D(연구·개발) 특구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이 세워져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수려한 주변경관, 고령·창녕·청도 지역으로의 확장 가능성, 구미· 창원·부산을 잇는 편리한 교통망 등도 장점. 지난해 6월 한국토지공사와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 기본협약(MOU)을 체결했기 때문에 신속한 개발이 가능한 것도 이점이다.
그러나 DGIST의 또다른 설립주체인 경북도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게 최대 변수. 테크노폴리스 내에 경북대 이공대학 이전과 산업대학원 설립,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을 유치한다는 대구시 계획이 아직 중앙정부 정책으로 반영되지 못한 것도 아쉬운 상황이다.
△포항= 세계적 연구시설인 3세대 방사광가속기와 아시아 최고의 공과대학으로 손꼽히는 포항공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항테크노파크를 배경으로 최고수준의 교육·문화·주거시설을 꾸밀 수 있다는 계획이 두드러진다.
지금 당장 R&D특구로 지정되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므로 DGIST가 유치된다면 시너지 효과는 명약관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DGIST는 대구발전을 위해 구상됐으므로 경북의 산업기반과는 연계하는 차원에 그쳐야 한다는 설립취지에 비춰볼 때, 포항 입지는 적절치 않다는 반론이 있다.
△구미= 모바일·디스플레이 등에서 세계 일류 첨단IT(정보기술)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 LG 등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집적해 있다는 것이 구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올해 산업생산 50조 원, 수출 31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구미산업단지를 R&D 역량 확충을 통해 혁신 클러스터로 육성하는 것은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미 자체만으로는 중소 산업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다는 게 단점. DGIST 같은 리서치타운은 공장지대보다 자연 및 정주 환경이 좋은 외곽지가 더 적합하다는 얘기도 구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경산 칠곡 - "우리가 최적"
△경산= 13개 대학과 127개 부설연구소, 경북테크노파크 등이 들어서 있는 학원도시라는 점에서 DGIST 입지에 최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교육·주거환경이 좋은 대구 수성구와 인접해 있는데다 대구 동구지역과 연계 개발이 가능해 대구·경북 상생이라는 DGIST 설립취지에도 잘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학원도시지원에 관한법률안이 확정될 때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이런 관점에서 경산이 제시한 진량읍과 하양읍 2개의 후보지 중에서 하양읍 안이 더욱 유리하다는 전망이다.
△칠곡= 대도시 대구 및 세계적 첨단산업단지 구미를 각각 20분 안에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대구·경북 상생의 전략적 거점이라는 얘기다.
칠곡에 DGIST를 배치함으로써 산업기반이 부족한 대구와 정주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미의 단점을 극복하고, 대구-(칠곡)-구미 간 IT라인을 세계적 모바일·디스플레이·메카트로닉스 클러스터로 육성할 수 있다는 설명도 내세운다.
IT분야는 DGIST의 가장 중요한 연구분야가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칠곡에 DGIST가 들어서고 구미에 생산기반을 둔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연구시설이 모여들어 우수한 정주환경을 갖추게 되면 대구-칠곡-구미는 완벽한 혁신 클러스터로 거듭날 수 있다.
경산과 칠곡은 그러나 대구·경북이 하나의 경제권과 생활권을 이루고 있어 공동번영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합의를 이룰 때에만 그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가중치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STEPI 컨소시엄에서 내놓은 평가기준에 비춰 볼 때, 후보지마다 나름대로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면서 "결국 최종 입지결정은 평가항목 중 어느 부문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STEPI 컨소시엄 관계자들도 "정량적 평가기준과 정성적 평가기준 중 어느 것을 더 중요하게 고려할지는 프로젝트의 목적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체크리스트나 가이드로 사용되는 평가기준에 따른 정량적인 점수의 합계만큼이나 입지우위에 대한 전문가의 '느낌(feel)' 같은 정성적 평가도 중요하다는 것이 입지평가를 맡은 MIT 교수들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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