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 성공 없인 국민 감동 없다

"자갈치 시장에서 아귀도매상을 30년 했는데 최근 2년처럼 힘든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다행히 노대통령이 작년부터는 말도 조심하고 경제도 신경쓰시는 것 같아 안심이라는 '자갈치 아지매'의 2년 후의 소회는 전문가들이 내놓은 평가를 그대로 압축한다. 결국 노 대통령의 '개혁 2년'이 제대로 인정받자면 남은 세월을 '경제3년'으로 채우는 방법뿐이다. 그것이 국민의 희망이요 요구다.

청와대와 여당은 내일, 취임 2주년을 자축하고 싶을 터이지만 본란은 동시에 자성(自省)의 날이기를 바란다. 노 정권은 잘한 것도 적지 않다. 정치개혁을 통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었다. 불가능할 것 같던 공명선거를 성공시켰다. 꿀맛 같은 권력기관들도 손아귀에서 놓아버렸다. 탈(脫)권위였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 업적이 빛나지 않는 것은 잘한 것보다 못한게 더 돋보이고 실감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제가 실패했다. 개혁의 부수입으로 국민통합에도 실패했다. 배고픔 속의 개혁은 금의야행(錦衣夜行), 비단옷 입고 밤길 걷기라고 국민들은 생각한다. DJ와 노 대통령의 차이점은 바로 이것이다. DJ는 IMF 극복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지만 노 대통령의 정치개혁'부패청산은 업적이긴 하나 결코 감동을 주진 못한 것이다. 집권세력이 남은 3년의 시작 앞에서 치열하게 반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는 어떻게든 경제와 민생을 성공시켜야 한다. 민심은 결코 이해심이 많지 않다. '연평균 7% 성장과 매년 50만개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참으로 허망한 공약(空約)에 대해 노 대통령은 변명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노 대통령 그룹은 이제 지지 세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국민과 한통속이 되어야 한다. 25일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그런 느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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