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 즐거우시죠." 지체장애인들이 홀로 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위해 생일상을 마련하고 공연잔치를 펼쳤다. 받기만 하던 사랑을 돌려준 행사장은 행복했다.
25일 오전 11시 대구 북구가정종합사회복지관 3층 강당. 대구 북구지역의 홀몸 노인 33명이 바쁜 걸음을 했다.
한 할머니는 "몸도 성치 않은 아이들이 우리의 생일상을 차린다고 하니 마음이 기특해 와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오늘은 우리가 손자, 손녀가 되어 드릴게요."
올해 여든 일곱살의 이순남 할머니가 나이만큼 밝힌 촛불을 불어 끄자 함께 박수를 치며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무대에서는 공연이 펼쳐졌다. 김천식(28)씨는 멋들어진 '트로트' 노래로 시선을 모았다. 김씨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노래 솜씨를 뽐내는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흘 밤낮 연습을 하는 바람에 목이 쉬어 오히려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며 멋적게 웃었다. '잘 부를 수 있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노인들은 또박또박 노래를 끝내자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얼마나 연습했을꼬." 안순녀(82) 할머니는 마냥 기특해했다.
포크댄스, 수화, 합주… 공연이 이어질수록 행사장은 뜨거워졌다. 김진호(16)군은 "우리도 봉사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주어져서 기쁘다"며 "정말 신나는 날"이라고 했다.
곧이어 무대에 섰던 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곁으로 다가가 어깨며, 다리를 안마해주자 여기저기서 "시원하다"는 탄성이 쏟아졌다.
성보재활원 심순희 후원관리사는 "배움이 느린 아이들이 봉사하러 간단 말에 들떠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했다"며 "늘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돌려준다는 마음이 자신감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사진설명 : 지체장애인들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즐겁게 해 주겠다는 생각 하나로 온 힘을 쏟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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