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 중에서도 순은점토 공예는 다소 낯설다. 얼마 전 일본의 한 금속업체에서 개발한 순은점토공예가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세상에 나온 역사는 비록 짧지만 특히 주부들에게 인기를 높은 공예품이다. 이번 체험은 해당 강사의 요청에 따라 어머니들이 배워서 아이들에게 전수해준다는 취지로 어머니들이 직접 체험에 나섰다. 은구슬 전문 강사인 김정강(33)씨를 만나 순은점토공예에 대해 알아보았다.
◇액체로 된 순은점토
김정강씨를 만나자, 먼저 하얀 플라스틱 통 하나를 내놓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진한 회색 포스터 물감처럼 순은이 담겨 있었다. 순은에 물과 유기결합물을 섞어서 만든 제품인데 제조회사에 따라 순은 함량에 차이가 나지만 크게 77%와 90%짜리가 있다고 했다.
순은의 차이는 곧 수축의 차이. 77% 은은 수축률이 50% 정도 되고 90% 은은 약 30% 정도다. 그러나 재료 가격은 함유량과는 차이가 없이 보통 20g에 3만 원대로 이 재료 하나면 7, 8명이 충분히 은제품을 하나씩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다른 귀금속보다는 저렴하게 체험을 하고 또 멋진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순은점토는 수분이 많기 때문에 부드럽고 신축성이 좋은데다가 빨리 건조가 되기 때문에 제작이 쉬운 장점이 있었다. 또한 순은 재료도 다양해서 젤 모양이 있는가 하면 주사기 타입과 종이 타입이 있어 자르고 붙이기 쉽도록 되어 있었다.
◇순은공예품 만들기
백견이불여일행, 백번 보느니 한번 체험하는 것 보다 못하다며 어머니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림붓으로 순은을 찍어 메추리알보다 작은 크기의 둥근 스티로폼에다 여러 번 칠하기 시작했다. 약 10번 정도 반복해서 순은을 발라야 한다.
순은을 한번 바른 뒤에 다시 드라이기로 말리고, 그런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는 것이 다소 지루했다. 그것도 천천히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발라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약 30분 동안 칠하고 말리기를 반복하자 손으로 들었을 때 제법 묵직하게 순은의 무게가 느껴졌다. 여기에다 주사기에 담겨진 순은을 짜서 여러 가지 문양을 만들어 넣으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순은제품을 만들 수 있다.
체험에 참가한 임경애(수성구 범물동)씨에게 어떤 점이 인상에 남느냐고 묻자,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서 좋았고 주사기로 문양을 넣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라고 했다. 또 옥인숙(달서구 도원동)씨는 "얼마 전에 한의원에 가니까 제 체질에는 은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그렇지 않아도 은 액세서리를 하고 싶었다"라면서 순은공예 마니아가 될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순은이 학생들에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액세서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여자 아이들에게 간단한 목걸이를 만들게 하는 것도 좋겠다고 한 어머니도 있었다.
◇몸에 좋은 은 이야기
웰빙 바람을 타고 은에 대한 진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은공예가 액세서리의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은은 예로부터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척도로 여겨 몸에 지니고 있던 은의 색깔 여부에 따라 건강 상태를 진단했다. 또한 약 1천200년 동안 살균제로도 이용되었고 은상자를 만들어 음식의 부패를 막기도 했다. 650여 종의 세균을 부작용 없이 6분 이내에 없애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더군다나 비만 체질에는 은이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얘기도 있고, 우리의 옛 풍습엔 은장도와 같은 순결의 상징으로도 은이 쓰였으며, 옛 선비들은 상투에 은으로 된 동곳을 꽂아 잡념을 없애는 수단으로도 은을 이용했다. 자녀와 함께 은공예를 하면서 은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면 한층 더 좋을 것 같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사진: 순은공예 체험에 참가한 어머니들이 순은 바르기와 말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