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8일 전화 먹통, 시민 울화통

'돌발 먹통' 재발대책 있나

28일 사상 초유의 전화 불통 사태로 대구를 비롯, 전국이 통화대란을 빚었다.

KT 일반전화가 불통되기 시작한 오전 11시부터 정상적으로 개통된 오후 6시까지 시민들은 강·절도 및 화재에 무방비가 됐다.

전화주문을 받는 음식점, 배달서비스 등은 엄청난 영업손실을 입었고 관공서, 금융기관 등을 이용하던 시민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치안·소방도 먹통=112 지령실에는 이날 오전 11시 26분부터 낮12시 36분까지 단 한 건의 신고전화도 접수되지 않았다.

이날 2시 20분까지 112를 통해 접수된 신고는 평소의 30% 수준에 불과한 모두 36건.

대구에서 강도, 절도 등의 사건이 발생해도 시민이 신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직접 파출소나 경찰서로 달려가는 수밖에 없어 치안 공백 상황이 빚어졌다.

119도 먹통이 됐다.

이 때문에 대구 소방서 및 소방파출소는 지역 내 고층 빌딩이나 옥상에 올라 화재 발생 여부를 감시하는 한편 구급차 등을 동원, 화재 순찰에 나서기도 했다.

낮 12시 25분쯤 동구 반야월 e마트에서 전모(74) 할머니가 넘어져 허리와 머리를 다쳤으나 119와 연결이 되지 않아 직원이 직접 안심 소방파출소에 달려가 병원으로 옮겼다.

■은행, 관공서 업무 마비=폰뱅킹이 마비되면서 각 은행 창구는 오후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대구은행 반월당 지점 경우 평소보다 2배 가까운 2천 명이 몰리는 바람에 영업시간을 1시간 30분 연장한 오후 6시까지로 늘렸다.

은행 관계자는 "월말의 경우 각종 세금 정리 및 자금 이체 등으로 평소보다 은행을 찾는 시민들이 많은데다 폰뱅킹도 이뤄지지 않아 직접 은행을 찾는 바람에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 대혼잡이 빚어졌다"고 했다.

또 만기 수표 및 어음에 대한 입금 및 교환요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부도사태를 우려한 금융결제원은 부도어음 통보시간을 오후 2시 50분에서 오후 4시로 연장했다.

각 구청에도 3, 4시간 민원인 전화를 받지 못한데다 호적, 등·초본 발급 등 팩스민원 처리가 중단됐으며 교육청 등 대부분 관공서에도 외부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바람에 시민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상점, 회사 영업 손실=음식점들은 점심 배달 주문을 받지 못해 영업에 큰 차질을 빚었고, 음식점마다 손님들이 식사 후 카드결제를 하지 못했다.

남구 대명동 중국음식점 주인 이모(54)씨는 "평소 점심 때 50~60군데 배달을 했지만, 오늘은 고작 6군데에 그쳤다"며 "영업손실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병원 진료 예약이나 열차 시각 문의 등을 하기 위해서도 시민들이 직접 찾아가야 했다.

회사원 김모(37)씨는 "사무실 전화가 불통되는 바람에 휴대전화로 고객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야 했다"며 "휴대전화비가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라고 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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