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밤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천년 고찰인 낙산사가 전소되고 주민 수천명이 대피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5일 오전 한때 불길이 잡히는 듯 했던 양양군 일대 산불은 건조주의보와 강풍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어른이 서 있지 못할 정도로 분 강한 바람을 타고 되살아나면서낙산사를 덮쳐 원통보전과 일주문 등 주변 건물들을 전소시킨 뒤 6일 오전 1시 현재계속 북상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강현면 물갑리와 양양읍 화일리 등에방화선을 구축하고 5일 오후 10시부터 '야간진화조'를 편성, 투입했으나 한밤중인데다 바람이 계속 강하게 부는 바람에 진화에 애를 먹고 있어 자칫 불길이 설악산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양양군 강현면 용호리 일대 7번국도 양측 야산에서 강한 바람과 함께 불길이 번짐에 따라 이날 오후 3시부터 산불진화대 장비와 인력이동을 위해 설악산 입구~양양 연창 삼거리까지 20㎞ 구간의 차량통행에 대한 전면통제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 이해찬(李海瓚) 총리 주재로 11개 부처 장.차관이 참석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산불이 난 강원도 양양군과 비무장지대 산불이 남하중인 고성군지역에 대해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양양군과 고성군 외에도 충남 서산시와 경북 예천군 등 전국적으로 23곳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 식목일을 무색케 했다.
◆양양 산불, 설악산.속초로 번져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6일 오전 1시 현재 초속 20m의 강풍을 타고 설악산으로이어지는 관문인 양양 강현면 둔전리 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강원도산불대책본부는 산불이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와 물갑리, 화일리 방면으로각각 확산됨에 따라 화일리-문갑리-석교리-회룡리, 거마리-강곡리-화일리, 정암리- 낙산사-성내리 등으로 3차 방화선을 구축한 뒤 1천450명의 야간진화대 인력과 소방차 40대 등을 집중 투입,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관문인 둔전리 방면으로 확산되는 산불은 아직 불길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여전히 강풍이 거세게 불고 있어 마음을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설악산 사수를 위해 둔전리와 물갑리 마을 경계지점을 최후의 방어선으로 구축하고 진화장비를 집중시키는 등 산불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천년 고찰 낙산사 전소 4일 밤 발생한 양양 산불은 가옥 등 41채를 태운 뒤 5일 오전 불길이 잡히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강풍으로 재발화된 잔불이 낙산사 주변 송림으로 번지면서 낙산사서쪽 일주문을 태우고 원통보전에 옮겨 붙으면서 낙산사를 사실상 전소시켰다.
화마는 낙산사 건물 20여채 가운데 보타전, 원통보전(圓通寶殿)과 이를 에워싸고 있는 원장(垣墻.시도유형문화재 34호), 홍예문(虹霓門.시도유형문화재 33호), 요사채 등 목조 건물과 보물 479호인 '낙산사 동종' 등을 삼켰다. 그러나 다행히 인근의 의상대와 홍연암은 화를 면했다.
또 낙산사측은 이날 오전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지불인 '건칠관세음보살좌상(보물 1362호)'과 신중탱화, 후불탱화 등 3개의 문화재를 지하창고로 옮겨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다. 불이 거세지자 인근 지역 816가구 2천여명과 낙산비치호텔 투숙객 30여명 등이강현면사무소와 낙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등으로 대피했다.
이날 산불로 오후 9시 현재 임야 180ha, 낙산사 원통보전 등 건물 232동과 부속사 3곳이 소실됐고 진화중이던 소방차 1대가 전소되는 등 3대가 피해를 입었다. 이재민은 146가구 323명이 발생, 친척집과 마을회관 등에 분산 수용됐으며 양양지역 주민 수천명이 긴급 대피했으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주민들은 5일 새벽 어둠 속에서 경운기와 승용차 등을 이용해 가재도구 등을 싣고 급히 대피하면서 마을 논과 밭에 가재도구와 소, 돼지 등을 옮겨놓는 바람에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고성 비무장지대 산불 계속 남하 지난달 29일 북한에서 발생해 내려오다 한 때 자연진화되는 듯 했던 산불은 4일오전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고황봉 서쪽 2㎞ 지점에서 재발한 뒤 남방한계선을 따라계속 남하하고 있다. 이 산불은 5일 오후 9시께 남방한계선 이남 4㎞ 정도까지 확산되면서 임야 20㏊를 태웠으나 다행히 더이상 확산은 되지 않고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산불이 최북단 고성군 명파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5 일 밤 10시부터 소방차량 등 10대와 1천50명으로 야간진화조를 편성, 광산골에서 살수작업을 벌이는 한편 위급상황에 대비해 명파초등학교에 안전지대를 설치했다. 소방당국은 앞서 4일 자정께 최북단인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주민에게 예비대피령을 내린 뒤 남북철도.도로 공사현장 인부 등 360명에 대해서도 대피를 준비하도록했다.
◆전국 23건 화재,240㏊ 소실 한편 식목일이자 한식인 5일 전국적으로 강원 양양과 충남 서산을 포함, 모두 2 3건이 발생해 240ha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 서산의 경우 이날 0시께 해미면 대곡리 한서대학교 뒤 가야산 중턱에서 불이 나 소나무 등 6천그루와 임야 15㏊를 태워 4천3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오전 8시30분께 큰 불길이 잡혔다.
불이 난 산은 지난 1992년부터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무려 50여건이나 발생해주민들 사이에 '도깨비 불'로 불리고 있는 곳으로 1천만원의 신고포상금까지 내걸린상태이며 경찰은 이번 불도 한밤 인적이 드문 산중턱에서 난 점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이밖에 5일 오후 1시50분께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생천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자정께야 큰 불길이 잡힌 뒤 잔불정리 작업이 새벽까지 계속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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