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초여름의 햇살이 본격적으로 따갑게 느껴질 즈음 봉화 명호면 비나리마을로 농촌체험 여행을 다녀왔다. 마침 남편이 고교동기생 7명과의 모임에서 총무를 맡고 있어 가족여행에 대해 고민을 하던 터였다. 어디서 어떻게 하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주위의 권고로 비나리마을로의 1박2일 여행을 택했다. 7가족 24명의 대식구임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래프팅과 농촌체험, 그림공부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점이었다.
토요일 오후 도착한 비나리마을은 첫눈에 반할 정도로 다정다감한 느낌이 들었다. 여장을 풀자마자 바로 마을 옆 명호강에서 2대의 보트에 나눠 타고 래프팅을 즐겼다. 래프팅 도중 경치가 좋은 강가에 보트를 잠시 정박한 가이드 아저씨는 이색적인 제안을 했다. 아빠들이 아이들에게 용맹함을 보여야 한다며 3m 높이의 절벽에서 뛰어내리라고 했다. 겁먹은 얼굴로 서로 쳐다보고만 있었다. 가이드 아저씨는 뛰어내릴 것을 재촉했고, 모두 마지못해 뛰어내리는 눈치였다. 하나 둘 "풍덩, 풍덩" 뛰어내리는 사람이나 구경하는 사람이나 정말 짜릿하면서도 애들처럼 신이 났다.
래프팅이 끝나고 아이들과 같이 물고기잡이 체험을 했다. 잡은 물고기가 우동 그릇으로 한 그릇 가득이었다. 갑자기 매운탕을 끓이고 소주 한잔까지 곁들이는 등 어른들이 더 좋아했다.
밤이 되자 모닥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하늘을 보니 밤하늘엔 별이 쏟아질 듯 많았다. 별이 저렇게나 많았나 싶었다. 북두칠성, 은하수, 곰자리 등 애들 손을 잡고 별을 가리키며 설명해주자 모두 좋아했다. 산골의 밤 공기와 모닥불의 향기에 취해 밤새는 줄 모르며 얘기꽃을 피웠고 모닥불 숯으로 구워먹는 삼겹살 그리고 한잔의 소주, 감자 구이는 정말 잊지 못할 좋은 추억거리였다.
다음날 오전엔 화가인 민박집 아줌마가 아이들에게 그림 지도를 해 줬다. 그림 지도가 끝난 후에 들른 청량사 인근의 풍경도 잊히지 않는다. 점심은 미리 주문해둔 징코민 토종백숙이었다. 1마리로 4명은 족히 먹을 수 있을 정도였고 쫄깃쫄깃한 육질과 구수한 죽은 가히 일품이었다.
1박2일의 여정을 끝내고 헤어질 즈음 남편친구 가족들은 정말 재미있는 추억거리를 만들고 간다며 좋아했다. 남편에게 평생 총무역할을 하라면서 다음번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선하라고 부탁했다.
이온순(대구시 수성구 욱수동)
사진: 화가인 민박집 아줌마가 아이들에게 그림 지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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