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 어바웃 러브

'어바웃 러브'에서는 영국 냄새가 물씬 묻어난다.

일단 유난히 영국식 영어 악센트가 강하다.

미국 배우 제니퍼 러브 휴잇은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6개월간 영국식 발음을 연습했다고 한다.

등장인물들의 발음에서부터 '난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이 영화는 고전적인 스타일 그대로 변호사와 판사가 가발을 쓴 채 진행하는 영국식 재판과 '섹스&시티' 뺨치는 영국 여성들의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을 포착했다.

영화는 밸런타인데이, 술 기운에 그만 제일 친한 친구의 부인에게 사랑을 고백해버린 한 남자의 뒤늦은 코믹한 '절규'로부터 시작된다.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 드라마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영화는 사랑의 진정성과 허상 모두 비교적 밝은 색으로 그렸다.

앨리스(제니퍼 러브 휴잇)의 남편 샘(지미 미스트리 분)은 성공 가도를 달리는 변호사. 그는 외도한 혐의로 법정에 선 흑인 축구스타의 변론을 맡아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치(더그레이 스콧 분)는 샘의 변호사 파트너로 이들 부부의 오랜 친구다.

문제는 밸런타인데이에 발생한다.

오랜 세월 앨리스를 남몰래 사모해온 아치는 술김에 "나를 심어주세요"라는 문구가 새겨진 열매 씨앗 카드를 앨리스에게 부쳐버린다.

다행히 익명이라 들키지는 않았지만 카드 발신인이 샘이라고 믿었던 앨리스는 카드를 계기로 샘의 수상한 행동들을 포착하게 된다.

샘의 외도를 의심한 앨리스는 '미지의 여인' 행세를 하며 샘에게 접근하다.

아치의 눈에는 너무도 사랑스럽게 보이는 앨리스를 두고 끊임없이 일탈을 꿈꾸는 샘의 바람기는 급기야 '미지의 여인' 행세를 하는 앨리스를 앞에 두고도 못 알아보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시간날 때마다 낡은 배를 정성스럽게 수리하면서 그것을 언젠가는 다시 바다로 내보낼 꿈을 꾸는 소박하고 진실한 아치 역의 더그레이 스콧은 이 영화를 통해 그동안의 악역 이미지를 말끔히 털어냈다.

영악하지 않고 서툴기도 하지만 굉장히 열심히 만든 영화다.

21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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