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신 대처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현상이나 사회적 논란들을 제대로 관찰하여 그 본질적인 측면을 파악하게 되면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방향도 없이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결국은 길을 잃고 주저앉아버리게 된다. 내신 대란을 둘러싼 최근의 비정상적인 논의들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산적인 전망을 갖게 하기보다는 미로를 헤매게 하고 있다. 길을 잃었을 때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와 생각해야 한다. 대학입시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다시 음미함으로써 길을 찾아야 한다.

명문 대학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직'간접적으로 내신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내며 고교등급제와 본고사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대학 입학처장들은 '우수한 학생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입시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공정한 평가라고 볼 수 없다. 대학에 신입생 선발의 자율권을 줘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말들에서 2008학년도 대입전형의 기본 방향과 해답을 찾아야 한다.

수능은 지원자의 수를 줄이기 위해 자격 등급을 엄격하게 적용하겠지만 내신의 경우 지원 자격 등급 폭을 대폭 넓힐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내신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여기에 목을 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현재 9등급으로 표기되는 내신과 수능은 근본적으로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최종적인 선발 요인이 될 수가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대학들은 우수 학생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전형방법을 도입할 것인가? 해답은 대학별 고사의 강화이다. 현재 논술과 심층면접은 학교에 따라서 출제 방식이 다양하다. 지금까지 인문계 논술에서 제시문은 주로 우리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어 지문을 내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구술이나 심층면접에서도 사전에 제시하는 질문지는 한자가 있는 우리말 지문과 영어 지문으로 구성된다. 여기에다 고려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들은 인문계 학생에게도 수리 논술을 실시하고 있으며 많은 대학들이 이를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자연계의 경우 노골적으로 수학과 과학 문제를 풀게 한다. 문제지를 거두어 가서 채점하면 본고사가 되지만, 문제를 풀게 하고 현장에서 학생으로 하여금 답을 말하게 하여 채점을 하면 면접시험이 된다. 형식이야 어떠하든 간에 대학은 기본적으로 국'수'영이 강한 학생을 뽑을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국'수'영이 강하면 어떤 제도 하에서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명문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은 논술과 영어, 수학을 상당한 수준까지 공부해야 할 것이다. 자연계 학생은 과학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

이번 중간고사를 다소 망쳤다고 해서 너무 실망해서는 안 된다. 3학년까지 12번의 시험 중에서 한 번은 생각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특목고 학생이 일반계로, 대도시 학생이 학군을 바꾸거나 시골로 서둘러 전학 갈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자퇴를 하여 검정고시를 치겠다는 생각도 당분간은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내신 실질 반영비율을 비롯한 나머지세부 사항이 발표되면 그 때 가서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일현(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