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청소년축구> 축구사 한페이지 장식한 명승부

한국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명승부였다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과의 최종전을 남겨둬 여전히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적같은 드라마를 만들어낸 박성화호 태극전사들의 투혼은 새벽 잠을 설친 팬들의 머릿속에 두고두고 남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새벽 네덜란드 에멘에서 날아온 박성화호의 승전보는 후반 44분 박주영의 환상적인 프리킥 동점골과 후반 인저리타임 2분 백지훈의 천금같은 역전골로 일궈낸 드라마였다.

한국축구는 83년 멕시코 4강 신화를 일궈낸 8강 우루과이전부터 97년 도쿄대첩으로 일컬어지는 98프랑스월드컵 예선 한·일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춧돌을 놓은 2002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까지 잊혀지지 않는 명승부로 팬들을 감동시켰다.

비록 1패 뒤 벼랑에서 탈출하는 1승을 일궈낸 승리였지만 이날 한국-나이지리아전도 한국축구 명승부 코너에 올라갈 만한 대단한 경기였다.

한국축구사의 역대 명승부 중 극적인 순간을 정리해본다.

◆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대회 8강 우루과이전 = 박종환 감독이 이끈 한국은 멕시코, 호주를 연파하고 8강에 오른 뒤 남미의 전통강호 우루과이를 만났다.

당시에도 페널티킥을 실축해 아쉬움을 남겼던 한국은 신연호의 선제골과 우루과이의 동점골로 1대1이 된 채 연장을 맞았고 연장 전반 14분 김종부의 오른쪽 돌파에 이어진 크로스를 신연호가 결승골로 연결하면서 세계대회 4강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대회 코리아 대 아일랜드전 = 한국축구 사상 처음 남북단일팀 코리아의 깃발을 들고 참가한 91년 세계청소년대회.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포르투갈과 죽음의 조에 속한 코리아는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일랜드에 지면 8강 진출이 어려운 상황.

후반 11분 선제골을 허용하고 0대1로 끌려가던 후반 44분. '기적이 일어나야만 한다'고 초조해하던 팬들은 북한의 최철이 후반 44분40초 남북을 하나로 만든 동점골을 뽑아낼 때 기적을 체험했다.

◆94년 미국월드컵 한국 대 스페인전 = 댈러스 코튼볼구장에서 일어난 6분의 기적. 강호 스페인을 맞아 0대2로 뒤지고 있던 한국은 종료 6분전 홍명보의 프리킥이 수비수 다리에 맞고 굴절돼 추격골을 뽑은 뒤 종료 1분전에는 홍명보-황선홍으로 이어진 패스가 서정원의 발끝에서 동점골로 터져 극적인 2대2 무승부를 연출해냈다.

◆97년 프랑스월드컵 예선 한·일전 = '도쿄대첩'.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숙명의 대결을 펼친 한국은 일본과 팽팽히 맞섰지만 야마구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후반 38분 최용수의 헤딩 패스를 받은 서정원이 헤딩으로 동점골을 터뜨리고 3분 뒤 이민성은 단 한번의 슛팅으로 골을 뽑아내 벼락 스타가 됐다.

◆2002한일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 = 아주리군단과 맞선 히딩크호는 전반 4분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안정환이 실축했고 오히려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경기 종료 2분전. 설기현의 왼발슛이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무너뜨리는 동점골로 이어졌고 연장 후반 12분 세계를 경악시킨 안정환의 골든골이 터져나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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