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경북 제1의 도시다. 이곳을 떠나 서울에 사는 포항사람들의 숫자도 다른 시·군 출신들보다 많을 수 밖에 없다. 줄잡아 7만명 정도가 될 것이라는게 향우회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출향인사들간 교류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 향우회는 그리 잘 굴러가지 않고 있다. 역량있는 인사들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출향인사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한 것이다. 장기학원 이사장인 서석구 회장 체제도 오는 9월에는 바뀌는 것으로 돼 있다.
이미 서 회장을 대신해 새 향우회장으로 김정행 용인대 총장이 내정돼 있다. 9월에 운영위원회를 열어 김 회장 체제를 갖추게 되면 향우회도 더욱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 회장은 유도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역임한 체육계의 거물로 향우회 '제2의 도약'에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포항향우회는 지난 80년에 만들어져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당시에는 경총회장이던 김창성 (주)전방 회장이 초대 회장을 맡아 향우회를 이끌었다. 김 회장이 초대와 2대 회장을 지낸 후 신정수 장군이 회장을 맡았다. 신 회장 체제때는 포항향우회가 전체 도민회의 주축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서 회장에 이어 김 회장 체제를 맞게 됐으니 회장은 이번에 4번째로 바뀌는 것이다.
정계에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현재 가장 주가를 올리는 포항출신 인사다. 한나라당 대권후보의 한사람인 이 시장은 벌써부터 출향인사들에게는 화제가 되고 있다. 포항 동지상고와 고려대 상대를 졸업한 이 시장은 현대건설 사장과 회장을 지낸 전문 경영인 출신인데다 14,15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해 정치와 경제 양쪽 모두에 강점을 갖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으로는 한나라당 이상득, 이병석 의원이 포항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상득 의원은 이 시장의 형으로 이 시장의 대권가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음으로 양으로 뛰고 있다. 재선 의원인 이병석 의원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권 후보 대변인, 원내부대표 등을 역임하는 등 중진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치적 꿈을 키우고 있다.
또 대구 동을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박창달 의원도 포항출신이다. 포항중과 대구 계성고를 나왔다. 15,16대 전국구 의원을 거쳐 17대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처음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돼 있어 난감한 처지에 몰려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인 김무성 의원은 부산으로 지역구를 옮기기 전까지는 포항출신 인사들과 잦은 교류를 가졌다. 포항향우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지금은 다소 뜸하다는게 관계자 전언이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동지상고를 중퇴한 뒤 동아건설 창동공장 노조지부장을 시작으로 노동운동에 뛰어 들었다. 노동운동계 대부로 통하는 단 의원은 17대 총선때 민노당의 약진에 힘입어 국회에 진출했다.
전직 의원들로는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와 허화평 전 의원이 한때 포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었다. 이 전총재는 7대 신민당 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디딘 후 7선까지 지냈으나 과거 민주당과 한나라당 통합후 정계은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재기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채 깨끗하게 정계를 은퇴했다. '5공화국의 설계자'였던 허 전의원도 5공 인사들과 쇠락의 길을 함께 걸었다. 14,15대 의원을 지냈으나 15대 의원 재직중 5공 청문회의 후폭풍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했고 이후 16대와 17대 모두 낙선하는 불운을 겪었다. 현재는 현대사회연구소 소장직만 맡고 있다. 박경석 전의원은 11,12대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동아일보 기자출신으로 정계를 은퇴한 후에는 배제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11,13대 의원을 지낸 이진우 전의원은 법무법인동호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국회 사무총장도 지냈다.
이밖에도 16대 국회때 한나라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이원형, 손희정 전 의원도 포항출신이며 이 전 의원은 대구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최수환 전의원, 김종문 서울시의원 등도 있다.
재계에도 거물급 인사들이 눈에 띈다. 초대 향우회 회장인 김창성 회장은 일본 와세다(早稻田) 대학을 나와 전남방직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계 거물이다. 지금은 전방(주) 명예회장과 한국경영자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지만 아직도 출향인사들의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김찬두 두원그룹 회장도 포항사람이다. 전문 경영인들을 다수 배출한 부산상고 출신으로 지난 14대때는 신한국당으로 전국구 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김창달 (주)마이벤처닷컴회장은 포항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와 경제계에서만 거의 잔뼈가 굵었다. 한국능률협회와 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유진 전 삼성물산 중국본사 사장은 중앙일보 기자출신으로 삼성물산으로 옮긴 뒤 삼성의 중국 진출을 진두지휘한 전문경영인으로 이름을 날린 바 있다. 김성택 (주)파라다이스 고문은 인천 파라다이스호텔 대표를 역임했으며 지난 2001년 재경포항중·고 총동창회장을 지냈다.
이재황 궤도공영 회장은 13대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인주 (주)제니엘 대표는 2005년 이코노믹 리뷰에서 한국의 CEO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인이다. 최정륜 모텍코리아 사장은 현대자동차 전무와 사장을 지낸 뒤 독립해 회사를 자동차 관련 산업의 주력으로 키우고 있다. 손기락 한국스마트카드 부회장은 LG전자에서 잔뼈가 굵은 공인회계사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이밖에도 이춘우 부림약품(주) 회장, 박성인 태양전기 대표, 황동환 (주)중앙고속통산 대표, 감영종 (주)우풍J&T 대표, 김태수 (주)한소닉테크 사장, 장재만 (주)대림목재 대표, 김석희 (주)보림건설 대표, 황보해광 동원개발 대표, 최상걸 (주)현진실업 대표, 박종호 (주)에드코러스 대표, 전태열 (주)뷰리 대표, 임성환 E&E미디어 대표 등 다수의 경제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관계 인사들로는 최상엽 전 법무장관이 고참이다. 포항고·서울법대를 나와 김영삼 정권 말기 법무장관을 지냈다. 현재는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박명재 중앙공무원 교육원장은 지난 75년 행정고시를 수석으로 합격해 총무처장관 비서실장, 내무장관 비서실장 등으로 공직 초기 탄탄대로를 걸었다. 경북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하기도 했지만 정치적 풍향 때문에 비교적 한직을 맴돌고 있다. 박대원 주 알제리대사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후 75년부터 외무부에 들어가 토론토 총영사, 대외협력국장 등을 지냈다.
이인섭 전 경찰청장은 지난 93년 경찰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은퇴했다. 5,6공 시절 치안본부와 경찰청에서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쳐 촉망받기도 했다. 임채주 전 국세청장은 98년 국세청장직을 마친 후 홍익대학에서 초빙교수로 활동중이다. 권병식 한국도로공사 고문은 경북고와 육사를 나와 도로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상규 전 국방부정보사령관은 포항고와 육사를 나온 뒤 가스안전공사이사장 역임했다. 이밖에 이정섭 전 청와대 경호처장, 김석호 전 인천지방해난심판원장, 이원 법제처 경제법제국장 등이 있다.
학계 인사들중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외국어대와 서울대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교수 출신으로 경제정의실천연합 공동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박호군 인천대 총장은 미국 하버드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원 출신으로 과기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우갑 고려대 부총장은 고려인삼학회장을 겸하고 있다. 이민홍 성균관대 교수는 성대 인문과학연구소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현재 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이창석 강남대 학장은 부동산학의 전문가다. 건국대 행정대학원 부동산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부동산학회장을 맡고 있다. 윤희중 이화여대 명예교수, 조용석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영태 서울신학대 교수 등도 포항 출신이다.
언론계에는 안재현 한국일보 심의실장이 고참이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안 실장은 한국일보 수도권취재본부장, 대기자 등을 거쳤다. 또 성태원 중앙일보 메트로부장, 이상언 중앙일보 사회부장, 김공필 여성조선 편집장 등이 있다.
문화계 인사로는 최광열 시인, 배원복 한국미술협회 고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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