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 일병, 선임에게 욕하고 반항"

연천 최전방 GP에서 총기난사로 장병 8명의 목숨을 앗아간 김동민(22) 일병은 평소 고참들의 지시에 욕을 하고 반항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일병과 같은 GP에 근무한 초.중학교 동창생 천모 일병은 23일 오후 '전방 GP 총기사고 수사본부'가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유족과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변했다.

천 일병은 "선임들이 혼을 내면 욕을 했고 반항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더욱 혼이 났고 동기다 보니 혼나는 모습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는 "동민이는 선임을 무시하는 행동을 많이 보였다. 선임이 질책을 하면 실수한 자리에서 몇 마디를 했으나 그 것으로 인해 후임을 싫어하거나 다른 눈으로 본것은 없다"고 말했다.

천 일병은 "오히려 지금 다른 나라에 가 있는 선임들이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한착한 사람들이었다. 사고 며칠 후 김 일병이 선임들의 언어폭력에 의해 사건을 저질렀다는 얘기를 듣고 눈물이 났으며 우리 모두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 일병의 바로 위 고참인 지모 일병은 "김 일병이 처음 소대 배정 당시 막내로들어와 적응을 못했다. 성격이 소심했고 고참들이 먼저 다가오기를 바랐다"며 "그래도 많이 다독거리고 질책도 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가르쳐 줬다"고 진술했다.

그는 "김 일병은 고참이나 동기들, 소대에 적응하는 모습은 안보이고 모두가 자기에게 적응하길 바랐다"고 말해 김 일병의 소대 전입 당시부터 성격적인 결함이 있었음을 말해줬다.

지 일병은 "내가 자부하는데 소대 분위기는 매우 좋았고 소대원들은 단 한번도다른 부대에 가기를 원해본 적이 없었다"며 "사고 전까지 동민이에게 나쁜 감정은없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사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동민이는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530 GP에서는전 GP에서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뿌듯한 생각을 했다"며 "이런 사고를 저지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해할 수도 없고 용납되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이어 그는 "개인적 생각으로는 소대 분위기는 문제되지 않았고 김 일병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당시 김 일병의 대각선 맞은 편 초소에서 근무를 섰던 선임병 이강찬 상병은 "동민이는 워낙 내성적이라 볼 때마다 고민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지만 한 번도 시원하게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간부 등에게 김 일병에 대해 보고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부대의 연대 군목인 김모씨는 "설교 때 그냥 한 번 더 쳐다보게 된 병사가 김 일병이었다"며 "그냥 보고 스친 것에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후회했다.

김 씨는 "김 일병은 우울하고 의기소침했으며 주눅 든 모습을 보여 힘을 주고 싶었지만 무심코 지나갔다"며 "내가 한 번 더 많났더라면.."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또 "이번 사건의 원인을 선임병들의 언어폭력에서 찾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사건이 발생한 소대는 소대원들간에 항상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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