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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게임 즐기며 중풍 치료

과학이 발전하면서 과학적 성과들을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가상현실 시스템. 처음에는 영화제작기법이나 오락으로 주로 이용되었으나 최근에는 환자 치료 시스템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임상에서 주로 이용되는 분야가 공포, 치매 등의 치료분야에서 시작되었으나 점차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뇌졸중환자의 치료를 위해 개발된 가상현실 운동치료 시스템이 등장했다. 이는 환자가 텔레비전을 보기만 하면 축구장, 공장, 공원, 스키장, 수영장 등의 다양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고 운동을 하게 하는 장치이다. 장성호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이 시스템의 임상 효과를 처음으로 증명해 뇌졸중에 관한 세계 저명 학술지인 '스트로크 (Stroke)' 6월호에 관련 논문을 실었다.

장 교수는 이 연구에서 회복기가 끝난 만성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가상현실 운동시스템을 이용해 1개월간 운동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보행에 관여하는 뇌 영역들의 기능이 향상되어 결과적으로 환자들의 보행을 개선시켰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연구 외에도 가상현실 운동치료 시스템을 이용해 뇌졸중환자의 팔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재활의학회지에, 뇌성마비환자의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 발달아동신경학회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장 교수는 "가상현실 운동치료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의사나 치료사가 없이 환자 혼자 치료를 할 수 있고 매우 재미있다는 점이다"며 "이로 인한 운동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뇌졸중환자의 임상 증상이 호전되는 것과 더불어 건강 자체가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아직까지는 가격이 비싸고 가정에서 이용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낙담은 금물. 조만간 기존의 텔레비전을 이용해 각 가정에서 아주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비디오가게에서 비디오를 빌려 보는 것처럼, 급성기 재활치료가 끝난 환자들은 병원에서 환자의 수준에 맞는 운동프로그램을 받아 집에서 텔레비전을 이용해 1~2주씩 운동한 후 호전되면 좀더 높은 수준의 다른 프로그램들을 빌려서 자가 치료를 하는 식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 교수는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현재 로봇을 이용한 치료법의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사진=(사진: 환자가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운동하는 모습)

A: 뇌졸중 환자가 텔레비전을 바라보면 가상현실에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이 운동 프로그램은 20여 가지의 운동(수영, 축구, 스키, 보행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환자의 운동 능력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B: 산속의 정원에 환자가 서 있으면 공이 날아온다. 손으로 공을 만지면 공이 터지면서 새로 변화되어 날아가면서 점수가 올라간다.

C: 환자가 공장에서 컨베이어에 물건을 올리거나 내리는 작업을 하면서 팔과 몸통 운동을 한다.

D: 환자가 축구의 골키퍼가 된 것으로 인식하고 골이 날아오면 막는 운동을 하면서 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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