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효자초등생들, '엄마! 전학가고 싶어요'

교육환경 개선 책임 떠넘기기 '분통'

29일 오전 8시쯤 포항의 관문이자 최근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는 포항시 남구 연일읍 효자토지구획정리사업 지구 공사 현장에서 효자초등학교 학부모들이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학부모들은 자녀 등교시간에 맞춰 '엄마! 전학가고 싶어요' '물바다 섬…효자초등!''학교앞길…무서워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단 행동에 나섰다.

효자초교 학부모들이 집단 행동을 벌이는 것은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토지구획정리공사에 따른 성토 작업 결과 학교 땅이 주위보다 1, 2m 정도 낮아져 비가 오면 침수와 흙탕물로 곤욕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차량 통행 등 분진과 소음으로 무더위 속에서도 창문을 제대로 열고 수업을 할 수가 없는데다 대형공사 차량들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마저 높다.

학부모들은 토지구획정리조합과 시공사인 SK건설, 포항교육청, 포항시 등을 상대로 수 십 차례 대화하는 등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지만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과 교육청(학교)은 구획정리사업 훨씬 전인 10여 년 전 사업지구 내에 있는 효자초교를 원상복구(재건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IMF 환란 등을 거치면서 조합집행부와 시공사가 몇 차례 바뀐 데다 지금의 집행부와 시공사인 SK건설, 교육청도 재건축비용 문제 등으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

효자초등학교운영위원장인 이화자(41·여)씨는 "현 초등학교 옆에 중학교 예정부지가 있는 만큼 중학교사를 먼저 지어 옮긴 후 차후 초등학교를 재건축해, 다시 옮기는 방안도 있다"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만큼 방학 전까지 강력한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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