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다 우연히 유럽여행에 사용했던 가방만 툭 튀어나와도 그 때 일이 새록새록 생각나데요."
매일신문과 고나우여행사 공동으로 유럽여행 독자이벤트를 실시한 지 벌써 4개월. 행운의 참가자들이 서로 보고 싶다(?)며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다. 처음 서먹한 분위기를 맏언니 도현주(39'여)씨가 깨자 옆에 있던 박지혜(21'여)씨가 "정말 그렇죠?"라며 맞장구를 친다. 유럽여행을 끝낸 직후에는 잘 몰랐는데 한두달 지나니까 하나씩 자꾸 떠올라 그리워진다는 것이다.
현주씨가 "이탈리아는 역시 파숀(패션)이 다르더만. 호텔 이불부터 노란색이며 분홍색이며 특이하더라구요"라고 하자 김상규(25)씨는 무척 외롭게 보냈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유럽의 술을 주제로 하다보니 대도시보다 대부분 조그만 시골 같은 곳을 돌아다녔죠. 그러니 유스호스텔 2인실을 저 혼자 쓰는 경우가 많아 쓸쓸하데요". 영화 촬영지를 테마로 잡았던 지혜씨는 "촬영지를 막상 가보니 화면에서 보는 것하고는 많이 달랐지만 촬영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즐거웠어요"라며 다시 가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마지막 주자로 28일 떠날 정영애(20'여)씨는 "뭐 위험한 거 없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바로 타박을 당한다. "전혀 위험한 거 없더만. 인터넷 환경도 생각보다 훨씬 좋고…".
화제가 남자 이야기로 넘어가자 갑자기 시끄러워진다. 현주씨는 "JAL을 탔는데 남자 승무원이 완전히 미국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더라. 덕분에 유럽으로 가는 11시간이 지겹지 않았다"고. 지혜씨는 "이탈리아를 여행할 때 웬 현지 남자가 파티하자며 계속 따라오더라"라고 말을 이어가자 김상규씨의 체험담에 모두 배를 잡고 쓰러졌다. "말레이시아에서 갈아탈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어요. 잠시 배를 채울까 싶어 음식점에 들렀는데 웬 여자가 시간이 있느냐며 작업을 거는 거예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수염도 있고 목젓도 있더라구요. 순간 소름이 확 돋더라구요."
늦게 합류한 강건해(29'여)씨. 늦은 미안함을 벗어나려는 듯 오자마자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무엇보다 그리스 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특히 산토리니는 CF 나왔던 그대로라구요. 파란색 지붕과 하얀 집들이 환상 그 자체였어요." 한국부부를 만난 에피소드도 덧붙인다. "여행 중에 전형적인 딩크족(아이를 갖지 않은 신세대 부부)을 만났어요. 남자가 외국 음식을 못 먹어 여행 내내 밥통을 끙끙 들고 다니더라구요."
그러자 서영학 고나우 대표는 "신혼 부부도 배낭여행을 많이 가요. 배낭여행은 카페테리아입니다. 자기가 무엇을 먹을 건지 선택하는 거예요"라며 "이번 배낭여행의 경험이 살아가는데 꼭 도움이 됐으면 해요"라며 끝을 맺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사진=도현주씨가 유럽여행 중 구입한 시장바구니를 자랑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도현주씨, 박지혜씨, 이영석 고나우여행사 차장, 김상규씨, 강건해씨, 정영애씨.
이채근기자 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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