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여성 6명 노벨평화상 공동추천후보에

한국의 여성 6명이 스위스의 민간단체가 추천하는 올해의 노벨평화상 공동추천후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의 민간단체인 '노벨평화상 1천 여성 추천운동협회'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후보 1천명의 명단에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 회장을 포함해 모두 6명의 한국 여성이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여성으로는 이밖에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이현숙·김숙임 대표, 정유진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사무국장, 이철순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대표, 신혜수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대표 등이 올라 있다.

협회 측은 1천 명의 공동추천후보 명단을 이미 노벨상위원회에 제출했다면서 곧 이들의 신상정보와 활동상을 수록한 책자를 만들어 올 연말 전세계에 배포하고 사진과 출판물을 소개하는 순회전시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노르웨이의 노벨상위원회로부터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질을 받고 있지 않다면서 확실한 것은 이미 추천이 확정된 다른 197명의 개인·단체들과 경합해야 한다는 사실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해당 여성들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것이며 여성운동에 대한 관심을 고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수상에 실패하더라도 결코 실망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1천 여성 추천운동 협회'는 역대 노벨평화상이 여성을 차별하고 있으며 이들의 노고가 조명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 하에 지난 2003년 8월 스위스에서 14개 국 여성대표들의 주도로 결성됐다.

협회는 지난해 3월 인도의 뉴델리에서 첫 모임을 갖고 각 지역별 후보 지명 쿼터를 책정했다.

이와 함께 후보는 반드시 인권 증진과 어린이 보호, 빈곤추방, 기타 평화증진 활동에 기여한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는 기준을 정했다.

협회는 이후 모두 150여 개 국에서 모두 2천여 명의 여성 후보를 추천받았으며 수개월간의 심사 끝에 지난해 10월 1천 명으로 압축했고 올해 1월 말 스위스 외무장관을 통해 노벨평화상 위원회에 명단을 제출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여성들이 신변상의 위협을 이유로 이름을 공개하지 말라거나 지명을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측은 1천 명의 후보 가운데 약 45%는 일선에서 활동한 여성들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최종 리스트에 오른 여성을 보면 지역 안배가 고려된 듯, 인도가 91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이 81명으로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 미국 등도 제법 많은 후보를 배출한 국가에 속한다.

일본은 6명이 명단에 올라 있으며 이 가운데 송인도(82) 할머니가 포함돼 있어 사실상 한국 여성은 모두 6명인 셈. 북한은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송 할머니는 위안부 출신으로, 일본 내에서 전시에 자행된 여성에 대한 폭력은 물론 종전 이후의 가혹한 인종차별에 정면으로 맞서왔으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과를 요구하는 법정 투쟁을 전개한 공로가 인정돼 추천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추천운동에 주도적 역할을 한 로트 가비 베르모트 스위스 연방 상원의원은 "평화란 일상적이며 중단 없는 노력이며 하나의 문화이자 삶의 방식이다.

평화란 한 개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며 일회성의 극적인 이벤트도 아니다"고 설명한다.

그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 위험한 여건에서 복구와 평화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 고문과 살인, 납치를 한목소리로 규탄하는 사람은 주로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구상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수많은 여성들이 평화를 위해 헌신중인데도 노벨평화상은 대부분 남성들에게 돌아갔다는데 분노했다는 것이 베르모트 의원의 변이다.

실제로 역대 노벨평화상은 80명의 남성과 20개의 단체에 돌아갔고 여성 수상자는 10명에 지나지 않는다

2005년은 노벨평화상의 첫 여성수상자(베르타 폰 쥐트너)가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 1901년 노벨평화상이 제정된 이후의 여성 수상자로는 테레사 수녀(1979년), 아웅산 수치 여사(1991년), 조디 윌리엄스(1997년)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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