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렬하는 태양, 푸른 숲 속에서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닷가로 떠나고 싶다. 하지만 들뜬 마음에 휩쓸리다 보면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하거나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 피서지에서 생길 수 있는 응급상황의 대처 방법을 알아본다.
■피부손상
햇볕에 오래 그을리거나 산과 들에서 상처로 인한 열상(피부가 찢어짐), 자상(찔림), 그리고 곤충 등에 물려 가벼운 피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태양열에 의한 화상은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따끔따끔하며 가려운 것이 1도. 여기에 수포가 형성되면 2도 화상으로 진행된 것이다. 이 같은 화상을 예방하는 방법은 당연히 땡볕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또 수건이나 태양을 가리는 큰 모자, 파라솔 등으로 피부를 보호하고 가끔 바닷물이나 계곡, 강물에서 몸을 식히면 좋다.
1도 화상은 일단 연한 크림을 발라 더 이상의 자극이나 노출로부터 보호하면 일반적으로 흉터 없이 치유된다. 하지만 2도 화상, 즉 수포가 이미 발생했을 때는 2차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차 감염이 생기면 그 안에 더러운 색깔의 액체가 보이고 심하면 치유 후에도 흉터가 생길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수포가 생긴 즉시 적절한 크림으로 치료하고 오염을 방지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피부가 찢어졌을 때(열상) 그 크기가 상당하면 전문가에 의한 봉합술이 필요하나 매우 미세한 열상으로 깊이가 1~2mm 정도일 때, 그리고 얼굴 부위가 아니면 소독약으로 상처를 씻은 후 깨끗한 반창고나 특수 봉합 대용 반창고로 상처를 당겨 찢어진 부분을 붙여서 고정시켜 주면된다. 단, 피부의 상처는 치료 기간 동안 물에 닿지 않아야 한다.
피부의 자상은 상처가 깊기 때문에 상처 내에 오염된 균이나 혹은 이물질(유리조각 등)이 들어가는 수가 많다. 특히 이러한 균이나 이물질 등으로 2차 감염이 발생해 농포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엔 가급적 전문가에게 응급처치를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
■열 손상
여름철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는 열과 관련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흔히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또는 환기가 잘 되지 않은 곳에 계속 머물러 있을 때 잘 발생한다. 몸에 있는 수분과 전해질이 땀으로 소실되고 이로 인해 열 탈진이 나타나고 가벼운 경우에는 열 경련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시원한 그늘에 누워서 (맹물이 아닌) 음료수와 약간의 소금물 등을 마시면 회복될 수 있다. 열 손상 중 열사병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병이다. 아무렇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열이 치솟고 의식이 점점 몽롱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열이 40℃를 오르내린다. 열사병은 우리의 뇌 및 전신기관에 심각한 타격을 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열사병은 분초를 다투는 응급질환. 따라서 신속히 전문가에게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익사
평소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 교육기관(대한응급구조사협회 053-359-0129)에서 심폐소생술 등을 배워두는 것이 좋다. 심폐소생술은 물에 빠져 사망한 사람뿐만 아니고 외상이나 심장질환 및 모든 질환으로 갑자기 사망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술이다. 크게 인공호흡과 흉부압박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의식이 없어 보이는 환자를 흔들어 말을 걸어서 전혀 반응이 없으면 웃옷을 벗겨 가슴이 호흡과 더불어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지를 확인한다. 또 동시에 손등을 피해자의 코밑에 두어 따뜻한 공기가 들락날락 하는지를 확인하고 코밑에 바짝 다가가 숨소리가 나는지를 점검한다. 이런 증상이 없으면 환자는 호흡이 정지된 것이다.
물에 빠진 사람이 호흡이 정지된 것으로 확인되면 그 사람의 입을 벌려 구조자의 입으로 덮어 공기가 새어 나가지 않게 밀착해 길게 2회의 인공호흡을 한다. 이때 보통 환자의 가슴이 올라오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 또 환자를 주시해 환자가 움직이는지, 기침을 하는지 혹은 저절로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숨을 쉬는지를 살펴본다. 이들 중 어느 한 현상이 없으면 즉시 흉부압박술을 한다. 이때는 인공호흡술과 흉부압박술은 2대 15로 번갈아 시행한다. 즉, 가슴을 15번 누르고 코를 쥐고 입에 길게 2번의 호흡을 하는 것을 교대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슴은 어디를, 그리고 얼마나 깊이 눌러야 하는가. 영아(1세 이하)의 경우 양쪽 젖꼭지를 잇는 선상에 성인의 두 손가락으로 가슴 가운데를 누르되 1분간 100회 이상을 누르고 그 깊이는 영아의 손목두께 이내에서 한다. 8세 이하의 경우 앞가슴의 가운데 뼈(흉골) 하단 3분의 1지점을 누르되 1분간 100회 정도로 누르며 그 깊이는 아이의 손목두께정도로 누르면 된다. 성인의 경우 흉골의 하단에서 두 손가락 넓이 위의 지점을 같은 횟수로 성인의 손목 깊이 이내로 눌러야 한다.
심폐소생술을 하기 전에 반드시 환자의 기도가 열려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구토물이 있어 입안의 기도가 막혔거나 외상으로 피가 기도를 막을 경우 일단 입을 벌리고 손가락으로 이들을 없애야 한다.
익사자는 다른 경우의 사망자와 달라 찬물 온도로 인해 체온이 매우 떨어져 있기 때문에 대부분이 저온증(34℃ 이하) 상태에 있다. 따라서 심폐소생술을 할 때 따뜻한 방에서 하거나 따뜻한 담요로 환자의 몸을 싸서 시술해야 한다.
■곤충에 물린 경우
벌에 쏘이거나 모기 등에 물렸을 경우 이들 독에 들어 있는 단백질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해 가렵고, 부으며, 심하면 쇼크까지 올 수 있다. 벌들은 향수를 뿌린 사람이나 반짝이는 귀고리나 목걸이를 한 사람을 추격하는 경향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모기는 물리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가장 상책이다. 곤충에 물려 심한 가려움증과 부기로 고생하는 사람은 항히스타민제 약을 복용하면 도움이 되고 냉찜질 또한 좋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이동필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사진: 더위를 피해 산과 바다로 떠난다. 하지만 들뜬 기분에 안전사고를 당할 수 있어 주의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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