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왼손투수 전병호는 직구 최고 구속이 130km 초반에 머문다. 에이스 배영수의 슬라이더에도 못 미치는 구속이다. 느린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는 100km 안팎에 불과하다. 구속은 느리지만 절묘한 제구력과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두뇌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다소 다르게 생각한다. 전병호는 "못 칠 볼이 아닌데 상대 타자들이 말려드는 것 같다"라고 말한다. 느린 볼을 왜 못 치는 지 오히려 자신이 의아하다는 말이다.
양일환 투수코치는 "구속이 느리기 때문에 때론 불안할 때도 있다"고 지적한다. 뛰어난 제구력을 지녔지만 구속이 워낙 느려 자칫 장타를 허용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병호의 호투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나온다. 칠성초교 시절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쌓은 많은 경험이 타자와의 수싸움을 유리하게 이끈다는 분석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김현욱 투수코치는 "팀 내에서 자신의 볼에 가장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투수가 바로 전병호"라며 "이런 자신감이 타자와의 대결에서 승리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전병호는 7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자신의 주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의 연패를 끊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32km에 불과했지만 100km 안팎의 변화구를 바탕으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6이닝 동안 23타자를 맞아 삼진 3개를 곁들이며 LG 타선을 2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5승(3패)째를 올렸다.
병역 비리에 얽혀 한 동안 마운드를 떠났던 왼손투수 오상민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셋 업 맨으로 출전, 관심을 모았다. 김한수는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4대0으로 승리하며 4연패를 끊은 삼성은 56승39패2무를 기록, 공동 2위 두산, SK(52승41패2무)에 3경기차 선두를 유지했다.
SK는 기아를 5대3으로 제압했고 두산은 한화를 8대3으로 물리쳤다. 현대와 롯데는 연장 12회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4대4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앞서 6일 삼성은 LG에 1대4으로 패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프로야구 잠실전적(7일)
삼 성 020 100 100 - 4
L G 000 000 000 - 0
△승리투수=전병호(5승3패)
△패전투수=이승호(5승6패)
SK 5-3 기아(광주) △승=위재영
두산 8-3 한화(대전) △승=랜들
롯데 4-4 현대(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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