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시기와 판매처, 판매가격을 묻지 말고 맡겨만 주세요."
상당수 농협들이 유통·판매사업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상주시 외서농협이 조합원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시행하고 있는 '묻지마 판매(일종의 계통출하)'가 산지 유통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묻지마 판매'는 말 그대로 농민 조합원들이 생산해 낸 과수를 언제, 어디에다 팔고 얼마를 받을 것인지를 묻지 않고 100% 농협 계통출하에 맡기는 이른바 신유통 구조.
조합원들이 좋은 반응을 보임에 따라 농협중앙회 상주시지부는 '묻지마 판매'를 지역 전체 농협으로 확대하는 '연합 판매사업'시행과 품목도 배를 비롯해 양파와 복숭아, 사과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6일에는 외서농협과 사벌·공검·은척·낙동·중화 등 6개 농협 배 생산 조합원들과 유통전문가 35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한 '상주농산물 유통혁신을 위한 신유통 한마음 대회'를 열고 배 연합판매 사업 추진 계획과 과수 경쟁력향상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배 생산농가들의 관심은 단연 '묻지마 판매'에 쏠렸다. 상주 외서농협이 1998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지역 특산품인 배를 농민들은 생산과 수확에만 전념하고 농협이 농가를 찾아가 수확된 배를 수집·선과해 '연봉배'와 '참마을배'라는 공동브랜드로 판매해 대금을 정산해 준다. 농민들은 농협을 믿고 무조건 맡기며 농협은 농민들이 맡긴 과수를 선과장, 저온저장고, 유통센터 등의 시설에서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백화점 납품 및 수출 등 판매에 전념할 수 있다.
특히 출하시기 등을 잘못 맞춰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종의 보험과 비슷한 공동판매 사업으로 출하 시기가 같으면 같은 값을 받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지난 한 해 동안 25억여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날 행사에서 농협중앙회 상주시지부는 8억300여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이 사업을 인근 5개 농협으로 확대하고 공동브랜드 '참마을배'를 사용하는 '상주지역 배 연합판매사업'을 추진하고 은척농협의 '양파', 남상주농협의 '복숭아'와 '껍질째 먹는 사과' 등 신규사업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외서농협 김용해 조합장은 "묻지마 판매 사업으로 농가는 생산과 수확만 하고 농협이 모든 유통을 책임져 일손부족과 품질차를 극복했다"며 "이 시스템은 농협과 조합원들의 믿음이 바탕이 된 결과 같은 제품으로도 20% 이상 높은 가격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고 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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