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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 또는 사회를 위하여 일하거나 공직에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사전적 개념에 앞서 공인의 의미는 언론 표현의 적법성을 따질 때 자주 등장한다. 사생활을 침해했는지 여부의 심판에서 피해자가 '사생활의 비밀 침해'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느냐, 아니냐를 따질 때 등장하는 게 공인이다. 사생활의 비밀 침해를 감수해야 할 공인은 상대적 우위에 있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성과 희생을 요구받는다.

◇ 공인이냐, 아니냐는 논란의 주체로 연예인들이 자주 등장한다. 대중을 즐겁게 하는 활동만 볼 때 공인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연예활동의 목적이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차원에서 공인으로 인정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그러나 사건에 휘말린 연예인들은 "문제가 터질 때면 공인이 어쩌구 하면서 평상시 공인 대접에는 인색하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공인의 존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 공인이라는 이유로 당하는 피해는 크다. 도청 사건의 피해자가 공인이기에 그들은 공개 여부를 따질 때도 침묵할 수밖에 없다. 아버지의 친일 행적 폭로에도 참아야 하고, 사랑의 밀회가 낱낱이 드러나도 항변할 수 없다. 드러난 권리 행사는 이것저것 간섭하면서 공인을 내세워 의무의 짐은 무겁게 지운다고 하소연한다. 성공한 사람의 사생활 보호의 여유도 아쉽다고 한다.

◇ 사생활의 긍적적 측면이 부각돼 유명해진 여류 벤처 기업가의 이혼 전력 보도를 놓고 법원이 "개인사가 대중의 공적 관심사가 된 이상 해당 보도로 사생활이 침해당했더라도 대중은 무엇인지 알아야 할 정당한 이익을 가진다"며 프라이버시 침해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자서전과 보도를 통해 유명해진 사업가의 이혼 전력과 자식 부양 관계는 대중의 알 권리라는 논지였다. 남보다 나은 일상으로 유명해진 만큼 아픈 구석도 감추지 말라는 의미다.

◇ 공인이냐, 아니냐의 논란은 당사자가 사회의 상대적 강자냐 아니냐가 전제된다. 상대적 강자라면 이익에 버금가는 사회적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요구한다. 다양화된 사회에서 강자의 덕목은 겸손이다. 상대적 약자 운운하며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안락하고 풍요로운 생활과 지위에 고개 숙이라는 요구다. 공인의 개념은 다양하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인의 자세로 꼽히는 겸손과 양보는 변하지 않는다.

서영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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