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방화로 사상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던 대구지하철에서 2년여만인 20일 오전 또다시 화재가 발생, 시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20일 발생한 불은 9월말 개통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시운전을 하고 있는 2호선대실역에서 강창역 방향 300m지점의 배전반 부근에서 발생했으며, 인명피해 없이 컨트롤박스 등을 태워 8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뒤 30여분만에 진화됐다.
이번 불은 본격 시운전 중에 발생해 대형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이후 계속해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난 것이어서사고 원인을 떠나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물론 2.18 참사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비롯한 시민들은 당시의 기억 때문에 '몸서리'를 쳐야만 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사고 지하철'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던 대구지하철은 또다시 그 불명예를 확인했다.
대구지하철에서 처음으로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은 1995년 4월 28일.
당시 개통도 되지 않았던 대구 달서구 상인동 1호선 건설현장에서 새어 나온 도시가스가 폭발하면서 등교하던 영남중.고 학생과 출근길 직장인 등 101명이 숨졌다.
이어 같은 해 8월 5일에는 대구시 동구 신암동 지하철 1호선 12공구 공사장에서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해 4명이 사상했고, 2000년 1월 22일에는 중구 남산동 신남네거리 2-8공구 현장에서 복공판이 무너져 내려 운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추락하면서 4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2003년 2월 18일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방화로 불이 나면서 기관사등이 제대로 대처를 하지 않아 300여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상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대구지하철공사 등은 객차 내장재를 불연재로 바꾸는 등 안전운행을위한 수없이 많은 안전조치를 발표했지만 사고는 계속 이어졌다.
2.18 참사가 채 수습도 되기 전인 2003년 5월 4일 참사현장인 1호선 중앙로역에서 직선거리로 100여m 떨어진 대구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 지하공간 개발현장에서 화재가 발생, 4천7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낸 뒤 진화됐다.
또 2004년 4월 6일 오후에는 대구시 동구 방촌동 1호선 방촌역 변전실에서 불이나 지하철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퇴근길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쓸어 내려야만 했다.
대구지하철의 잇단 사고에 대해 한 시민(32)은 "수백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대형사고를 겪고도 안전에 관해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며 "고유가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데 누구 말을 믿고 지하철을 타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대구지하철건설본부는 불이 난 20일 오후 진화에 사용된 물로 침수됐던 선로에 대한 배수작업을 완료한 뒤 당일 오후 4시 30분을 전후해 시운전을 재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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