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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일자리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실업자와 직장인의 처지를 빗대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라는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다. 이 말들은 사회·경제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해야 할 20대에서 50대까지 일자리를 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과정 중 이 시기는 사회진출, 결혼, 자녀출산·교육, 노후대비 등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20대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도 내딛지 못해 정신적·육체적으로 받는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필자도 1년여 동안 백수시절을 보낸 경험이 있기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는 20대를 보면 가슴이 저며 온다.

더욱이 많은 20대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취업 재수, 삼수, 아니 그 이상의 세월을 허비하다가 30대를 맞기가 일쑤다. 그나마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만큼 어려운 일자리를 구했다 할지라도 결혼이나 자녀 갖기를 두려워할 것이 틀림없다. 왜냐하면 우리를 슬프게 하는 '삼팔선·사오정·오륙도'라는 원치 않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고난이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가 타지역에 비해 일자리 구하기가 훨씬 심각하다는 통계다. IMF 이전, 우리지역의 주력산업 중의 한 분야가 건축산업이었다. 당시의 주력 건축산업체로 우방, 청구, 보성 등이 있었다. 하지만 IMF 이후 지역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그 빈자리를 서울지역의 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지역 건축업체들은 위축돼 일자리 구하기는 물론 지역경제도 어려워지고 있다.

건축산업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수많은 건축 전문업체, 즉 협력업체와 다양한 분야의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학·연·관이 협력해 IMF 이전의 대구 건축산업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이는 건축인들만의 숙제가 아닌, 지역민 모두의 과제이다. 20대 젊은 청년들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건전한 사고로 밝은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택운 영남이공대 건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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