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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관리실 강도 '악몽의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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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평생 마음의 상처로 남을 것 같아요."

이모(66·여) 씨는 지난 21일을 잊을 수가 없다. 이날 오전 10시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경락 마사지를 받기 위해 피부미용(관리)실을 찾은 것이 사단(事端)이었다. 하필 이날, 피부미용실에 3명의 복면강도가 침입했고 3시간여 동안 인질로 잡혀있었던 것.

"미용실 현관에서 초인종을 누르면 종업원이 금방 달려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날은 두 번을 눌러도 안 나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요. 세 번째 누르니 검은 마스크를 쓴 남자가 불쑥 나타나 저를 확 잡아끌더군요."

악몽의 시작이었다. 그는 총으로 보이는 것을 들었고 다른 남자는 흉기로 위협을 했다. 침대 4개가 놓인 구석방으로 끌려 들어갔다. 이미 반라 상태인 세 명의 손님이 큰 타월로 몸을 가린 채 엎드려 있었다. 두 발은 청테이프로 꽁꽁 묶여 있었다.

"검정 선글라스와 마스크, 목장갑을 낀 사내가 제 발도 묶었어요. 가지고 있는 돈과 은행 현금카드를 몽땅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어찌나 무섭고 떨리던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흉기로 바지 뒷부분을 확 그어 옷이 찢어졌어요. 다 줄 테니 목숨만 살려달라고 싹싹 빌었지요."

이후에도 3명의 손님이 더 끌려 들어왔다. 모두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이씨처럼 그들도 돈과 현금카드를 차례로 빼앗겼다. 말만 잘 들으면 살려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동맥을 잘라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가진 현금과 은행계좌의 액수가 적은 손님에게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더 입금하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손이 닳도록 비는 수밖에 없었다.

"돈이 조금 필요해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자신들의 신세가 안타깝다는 말까지 했어요. 죽일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고 불우이웃 돕는 셈치고 도와 달라고 하더군요. 살아야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돈이 아깝지는 않았어요. 절박했지요."

3시간이 3년처럼 흘렀다. 점심식사 때가 훨씬 지나고 나서야 그들은 '신고하면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괴롭히겠다'는 한마디를 던지고 사라졌다. "모두 부둥켜안고 살았다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요. 하지만 여전히 그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두려움에 한동안 움직이지도 못했어요. 누군가 112에 신고를 하고 경찰이 온 뒤에야 비로소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요."

하루가 지났지만 이씨의 눈에는 그때의 악몽이 여전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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