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서관 추천 신간도서-'사마천, 애덤 스미스의…'

독도분쟁, 중국의 동북공정,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 주변 열강들의 의도된 역사왜곡으로 연일 신문지상이 뜨겁다. 또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무찌른 정문부의 전승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북관대첩비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된 것을 오랜 노력 끝에 반환해 온다는 뉴스 등을 접하며 역사교육과 국가경쟁력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혼란스럽기만 하던 역사이야기가 '아하! 그렇구나' 하며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하는 '사마천, 애덤스미스의 뺨을 치다'라는 책이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라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당대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행적을 비교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법으로 이야기를 엮어 나감으로써 역사서가 지니는 딱딱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신문과 방송에서 보고 듣는 역사 이슈들을 작가의 인문적 지식과 영화, 독서, TV에 방영한 자료, 인터넷 등 현대적인 매체에 접목시켜 넷세대인 청소년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콜럼버스보다 71년 앞서 아메리카를 발견한 정화, 정복한 땅의 140만 목숨을 구한 야율초재, 인류 최초로 재테크를 성공시킨 요셉, 애덤 스미스보다 천년 앞서 '국부론'을 주창한 사마천, 사람다운 삶을 추구했던 300년 전통의 경주 최 부잣집, 난세를 치유한 한민족 최초의 여왕 선덕여왕, 벤처창업을 주도한 동명성왕, 근세 일본의 기초를 닦은 고난의 영웅 도쿠가와 이에야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타협하지 않은 영웅 이순신, 부와 명성을 쌓아 8대째 내려오는 로스차일드 가문, 어떤 남성 위인에도 뒤지지 않는 용기를 지닌 유관순 등 동서양 인물 20여 명의 삶의 방식을 21세기적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또 그 가운데서 돈이 없어 궁형의 처참한 형벌을 겪으면서 돈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해 쓴 사마천의 '화식열전'은 오늘날의 애덤스미스의 국부론을 2천100년이나 앞선다는 등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와 '주식회사 불교는 어떻게 2천600여 년을 살아남았나', '기존 시스템을 거부하고 벤처창업을 주도한 주몽' 등과 같은 역사의 경제적 해석 등도 흥미롭다.

그리고 각 인물들이 전해주는 역사적인 의미에 대해 요점을 첫째, 둘째하며 간단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장의 말미에 주제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실어 책읽기의 즐거움을 더하고 있는 것도 알짜팁. 책속의 책 형태로 마련된 온·오프 항해지도 부록에서는 더 읽을 만한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어 역사에 대한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안내해 놓았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고난은 인간을 키운다'라고 말하고 있다. 고난을 통해 이루어낸 역사인물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국가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세계사 속에서 올바른 역사안목을 키우기를 기대해본다.

노경자(대구공공도서관 사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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