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미국 비교를 통해본 벤처사업가의 특성

"한국과 미국의 벤처사업가는 어떻게 다를까."

강병수 충남대 국제교류원장이 지난 5월 낙동경제포럼의 '지역 IT산업 생존 전략은?'이란 주제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밝힌 '벤처기업가의 특성'(한국·미국 벤처기업인 200명 분석)에 따르면 우선 벤처기업의 창업 연령대부터 다르다. 한국의 경우 30대가 52.2%로 가장 많고 20대 23.5%, 40대 24.3% 순으로 나타났지만 미국은 20대가 32.1%, 특히 46세 이상이 35.9%로 크게 양분화돼 있다. 이는 한국 남성들의 경우 국방 의무 때문에 창업 연령대가 미국보다 다소 늦고 한국 기성세대의 전통적 보수주의 문화 또한 늦은 창업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학력의 경우 미국 벤처기업가의 경우 박사학위 소지 비율이 44.9%로 한국의 16.2%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았다. 석사학위는 미국이 32.1%로 한국 30.8%와 비슷했고, 학사 소지 비율은 한국이 51.3%로 미국 16.7%보다 높았다.

전공분야의 경우 한국 벤처기업가 대부분이 자연과학이나 공학(82.1%)을 전공했지만 미국 벤처기업가의 경우 자연과학이나 공학 전공이 41.1%에 그쳐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창업 이전의 직업을 살펴보면 한국 벤처기업가들은 연구개발직(54.8%), 기술직(15.7%) 순이었으나 미국은 영업직(34.6%)이 가장 많았고 기술직(24.4%) 순이었다.

또 한국의 많은 벤처기업가가 연구소(42.6%)와 대학교(13.9%)에서 배출된 반면 미국의 경우엔 50% 이상이 민간기업 출신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 벤처기업가들이 창업 후 마케팅이나 경영에 있어 상당히 고전하는 태생적인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

이외에도 한국의 경우 미국과 달리 지원기관들의 지원서비스가 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강병수 원장은 "지원기관이 기술상업화에 대한 특별한 지식없이 공급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벤처 기업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적인 상업화 지식을 가진 전문인력양성 등을 통해 개별 기업이 필요한 요구와 구체적인 욕구를 제대로 파악해 수요자적 입장에서 선별적 지원을 해야 하고, 이렇게 해야만 해외시장 진출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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