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선수뿐인 국내 FA컵 활성화 서둘러야

얼마전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리버풀이 2부리그 소속 크리스탈 팰러스에게 1대2로 패배, 이변을 낳은 칼링컵 대회에는 다른 이변도 많았다. 리버풀이 패하기 전 이영표의 소속팀 토튼햄이 4부리그의 그림스비에게 패하고 최근에는 최강팀 첼시가 찰튼 어슬레틱에게 승부차기끝에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칼링컵은 1960-1961년 시즌부터 중소규모 프로팀들의 재정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된 영국의 리그컵 대회로 2003-2004년 시즌부터 후원업체의 이름을 따 칼링컵으로 불리고 있는데 매년 이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칼링컵보다 훨씬 권위있는 대회는 축구 종주국의 역사를 반영하듯 1871년부터 시작된 FA(Football Association:축구협회)컵. 프로팀은 물론 아마추어 강팀들까지 모두 참가하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1부 리그 우승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는다.

칼링컵이든 FA컵이든 축구가 일상생활이 되다시피 한 영국에서는 열기가 대단하다. 전체 4부리그에 소속된 프로팀만 해도 100여개가 넘는 영국에서는 규모가 적고 많고의 차이가 있을 뿐 열성 서포터들과 시민들이 컵 대회에 참가하는 팀들에게 열광적인 성원을 보낸다.

영국 뿐 아니라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국가들과 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축구가 강하고 역사가 깊은 나라에서는 FA컵의 권위와 인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스페인의 FA컵 대회는 코파 델레이, 이탈리아는 코파 이탈리아, 독일은 DFB포칼, 프랑스는 쿠페 드 프랑스, 네덜란드는 더치컵 등으로 불린다.

국내 FA컵 대회도 현대 미포조선이 K리그 전기리그 우승팀 부산 아이콘스를 격파하는 등 이변 속에 진행중이다. 그러나 영국 등 외국의 FA컵 대회는 대회 일정이 연중 진행되며 2~5만여명의 관중이 열기를 불어넣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FA컵은 리그 막바지에 경기 일정을 몰아서 짜고 평일 낮에 연고팀이 없는 도시에서도 경기를 하는 등 썰렁한 분위기 속에 열리고 있다. 얼마전 평일 오후 창원에서 열린 대구FC와 홍익대와의 경기에서는 100여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을 뿐이고 다른 경기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오랜 역사를 거치며 사회, 정치, 경제적인 배경속에 축구가 일상의 문화로 자리잡은 외국과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를 직접 비교하기는 곤란하지만 국내 FA컵에 열기를 불어넣는 일이 시급하다. 대한축구협회가 국내 FA컵 대회의 경기 일정을 연중 개최 방식으로 변경하고 승리 수당과 우승 상금을 대폭 인상키로 하는 등 개선안을 모색중이라는데 지켜볼 일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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