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5만3천여 명의 일터인 대구지역 최대 규모 성서산업단지. 지난달 지하철 2호선 개통 이후 성서공단이 달라지고 있다.
지하철 개통으로 고질적인 교통체증이 줄어든 데다 만성적인 주차난도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승용차에 주로 의존했던 근로자들은 출퇴근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됐고 업체들은 통근버스를 줄이는 등 경비부담도 덜게 됐다.
대구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성서공단 주변 성서공단역과 계명대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각각 4천500명, 7천명선이다. 예상만큼 폭발적인 증가세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객들은 갈수록 느는 추세다. 지하철역과 입주업체를 잇는 순환버스가 운행되면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지하철 편해요
금복주에 근무하는 정진형(32·대구시 수성구 수성2가) 씨는 '지하철 예찬론자'이다. 지하철 개통 전 버스를 타고 다녔다는 정씨는 불규칙한 배차간격과 교통체증으로 출퇴근하는데 애를 먹었다.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는 걸어서 10여분 정도 거리이지만 그렇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정씨는 "출퇴근 시간이 전보다 20분 정도 단축됐고 걷다보니 운동도 저절로 된다"고 말했다.
관리공단의 경우 직원 12명 중 3명이 현재 지하철로 출퇴근하고 있다. 이미숙(33·대구시 동구 각산동) 씨는 지하철 개통을 누구보다 기다렸다. 승용차로 출근했다는 이씨는 기름값, 고속도로 통행료로 한달 평균 45만 원을 부담해야 했다. 이씨는 "승용차로 출퇴근할 때보다 시간은 30분 정도 더 걸리지만 교통비가 이전보다 10%에 불과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서보국(28·대구시 서구 두류동) 씨는 지난달까지 동료들과 카풀을 했다. 카풀의 경우 여러 사람을 태워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이제는 그런 불편이 없어졌다. 서씨는 "아직까지는 지하철 이용객들이 그리 많지 않다"며 "순환버스가 운행되면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늘다보니 통근버스를 운행했던 업체들도 통근버스를 단축·운행해 경비부담을 줄이고 있다. 대구시설안전관리사업소는 지난달 지하철 개통 이후 통근버스의 노선을 단축했다. 그동안 공단에서 대구 범어네거리까지 운행했지만 이제는 지하철 계명대역과 성서공단역까지만 운행한다. 통근버스 이용자들도 지하철 개통 이후 더 늘었다는 것이 사업소측의 설명이다. 사업소 관계자는 "직원들은 더 빨리 출퇴근할 수 있게 됐고 사업소는 경비부담을 덜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순환버스 운행 급해요
성서공단과 주변 지하철역을 연계하는 순환버스 운행은 전체 근로자들의 가장 큰 바람이다. 현재 성서공단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고려한 성서공단 유동인구는 하루 11만여 명이다. 지금처럼 승용차에 의존할 경우 근로자 개인의 불편과 이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여러모로 손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지하철 이용객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역에서 입주업체까지 너무 멀기 때문이다. 1차단지의 경우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지하철 이용객이 많지만 2차, 3차단지의 경우 너무 멀어서 이용객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공단내 순환버스 운행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대구시와 관리공단에 따르면 운행노선 등 협의를 거쳐 내년 2월쯤 확정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순환버스 6대 정도를 12~15분 간격으로 지하철 성서공단역 등 3개역을 비롯해 공단입주업체, 주변 아파트단지와 연계해 운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구시와 관리공단은 현재 입주업체들의 민원과 오지 지역 운행 형평성 등을 고려해 운행안을 수정하고 있는 상태이다. 근로자들은 "지하철이 제 역활을 하고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순환버스가 하루빨리 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