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유니폼 업계 "여전히 찬밥"

제품 원단 비슷해도 디자인서 떨어져

서울지역 유니폼업계가 대구지역 유니폼시장을 잠식, '섬유패션도시' 대구의 명성을 무색게 하고 있다. 대구은행, 대구·동아백화점 등 유니폼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지역토종기업들은 모두 서울업체로부터 납품을 받고 있는 반면 대구시 산하 공기업들은 대부분 지역 업체를 통해 유니폼을 구입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난해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지역 업체 1곳 등 6개 업체를 추천받아 품평회를 거친 뒤 서울지역 업체가 최종 낙찰됐다. 이에 따라 서울업체는 대구은행에 2억 원 상당의 여직원용 유니폼을 납품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 업체를 최대한 입찰에 참가시키려고 한다"면서 "지역업체들은 서울업체와 비교해 원단 질은 비슷하지만 디자인에서 밀린다"고 말했다.

수년 주기로 유니폼을 교체하는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도 현재 서울 한 업체를 통해 여직원용 유니폼을 납품받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올해 초 공개입찰을 통해 서울지역 업체와 1억3천만 원 상당의 여름 유니폼을 계약했다. 대구백화점 한 관계자는 "직원 품평회를 열어 직원들의 투표로 유니폼 업체를 결정한다"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지역 업체들의 유니폼은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 유니폼업체 10여 곳이 주로 납품하는 곳은 시설관리공단, 환경시설공단, 지하철공사 등 대구시 산하 공기업들로 한정돼 있다. 공기업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부분 지역 업체들의 제품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환경시설공단 관계자는 "1년 평균 3천만 원 상당의 작업복을 지역업체를 통해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봉제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의 유니폼을 타지역에 맡긴다는 것은 섬유도시 대구의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면서 "지역 유니폼 업계가 투자를 많이 하고 디자이너를 키워야 시장을 탈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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