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중3 학생들에게 겨울방학은 '입시'라는 장거리 경주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기말고사 이후부터 내년 입학까지 3개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고등학교 성적이 급상승하기도 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공부에만 매달리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긴 승부에 대비해 체력도 길러야 하고, 정신적 성숙을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기말고사를 끝내고 이미 겨울방학이나 마찬가지의 여유를 가지게 된 중3 학생들에게 과연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대구 동원중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3학년 황나라 군, 우현정 양과 함께 겨울방학 계획을 세워보고, 경신고 1학년 양준석 군으로부터 조언을 들어봤다.
▲기초학력 다지기
고등학생이 된다는데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중3 학생들에게 가장 큰 과제는 기초학력을 다지는 것이다. 남보다 앞서느냐 뒤처지느냐가 이번 겨울방학에 달려 있는 셈이다. 대구외국어고에 합격통지를 받은 우현정 양의 올 겨울 가장 큰 목표는 토플시험에 재도전하는 것이다. 영어를 비롯해 5년 동안 공부한 일본어, 지난해부터 배우기 시작한 중국어가 수준급인 우 양은 "언어에 뛰어난 감각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는 만큼 고등학교 가서도 뒤처지지 않으려면 입학 전에 영어 실력을 확실히 다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황 군은 얼마 전부터 고등학교 1학년 과정 일반수학 정석을 공부하고 있다.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하는 탓에 그다지 속도가 붙지는 않지만 하나하나 혼자 익혀나가는 과정이 꽤 재미있다고 한다.
이런 계획에 대해 양 군은 "영어와 수학은 가장 강조되는 필수과목이지만 언어영역 공부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 모의고사를 치면서 가장 당황했던 부분이 언어영역이었다는 것. 양 군은 "중학교 과정까지는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고전 부분의 문제들이 많이 출제돼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대문학 등 필독서를 읽어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훈민정음이나 시조, 가사 등 우리나라 고전문학 등을 조금씩 읽어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죠
공부는 체력싸움이라고들 한다. 하루에 3시간씩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할 정도로 체력에는 자신이 있던 양 군. 하지만 그는 "고등학생이 된 후에는 피로가 누적되다 보니 수업시간에 집중도도 떨어지고 조는 일이 잦아졌다"며 "여유가 있을때 미리미리 체력을 길러두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초반부터 무리하게 공부에 덤벼드는 것은 좋지 않다. 양 군은 의욕만 앞세웠던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부담감이 크다고 해서 무리하게 공부에 매달리다 보면 자신의 페이스를 잃어버릴 수 있다"며 "체력에 맞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꼬박꼬박 목표치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황 군은 올 겨울 매일 1시간씩 집 앞에 있는 학교 운동장을 뛰면서 체력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이번 기회에 체중도 줄이고 체력도 기를 생각인 것. 체력이 약해 아픈 날이 많은데다 운동을 싫어하는 우 양은 고민이 크다. 그렇다고 겨울방학을 체력 문제에 스트레스 받으며 보내고 싶지도 않다. 우 양은 "일단 기차여행도 다니고 가족과 함께 스키장도 다녀오며 마지막 자유를 만끽할 것"이라며 "잘 놀아둬야 고등학교 가서 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미리미리 논술 대비
황 군은 올 겨울을 인근 효목도서관에서 눌러 살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몇 번을 읽으려 시도했다 실패했던 '토지'를 읽고, 청소년 필독서 등 논술과 심층면접에 도움이 될 만한 교양서들을 두루 섭렵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평소 책을 좋아하지 않아 다른 친구들에 비해 독서량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 입시에서는 논술과 심층 면접의 비중이 커지는 만큼 많은 독서가 필요할 것 같아 바짝 신경쓸 계획"이라고 했다.
우 양은 신문 사설 스크랩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사를 따라잡기에는 신문만큼 좋은 게 없다는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사설 정리노트를 만들기로 한 것.
이에 대해 양 군은 "논술은 아직도 어려운 고민거리 중 하나"라며 "지난 1년 동안 미니홈피에 사회적 이슈 등을 소재로 한 에세이를 50여 편 써봤는데 내 생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비법을 털어놨다. 또 그는 "여러 사람과 다양한 견해를 나누는 계기가 필요해 올 겨울방학부터는 친구들과 함께 논술 스터디를 꾸리는 것도 생각 중"이라며 "후배들에게도 한 번 시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글·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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