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원수지, 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나요…."
19일 오전 경북 성주읍 성주장례식장. 불로 두 아들을 잃은 도모(47·성주 월항면) 씨 부부는 자식의 관을 붙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틀 전만 해도 도씨네 5명의 가족은 가진 것은 없지만 오순도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17일 밤 10시10분쯤 삶의 터전인 마을회관에 불이 나면서 두 아들을 먼저 저 세상에 보내는 아픔을 맞아야 했다. 불이 날 당시 도씨는 외출중이었고 부인과 막내아들은 불을 피해 참변을 면했으나 나머지 두 아들은 끝내 숨지고 말았다. 정신지체 장애 3급인 어머니 성모(35) 씨는 "막내(8)가 잠자다 불꽃을 보고 무서워 잠자는 나를 깨워 내가 큰방에서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우러 갔으나 아이들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울먹였다. 이웃주민들은 "성씨가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있었으면 아들을 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도씨 가족이 이곳에 살기 시작은 한 것은 5년 전. 석공일을 하는 도씨는 IMF 전까지는 직장을 가지고 있었으나 IMF 후 건축경기 하락에다 묘지 조성 등도 크게 줄면서 힘들게 살았다. 결국 생활비와 임대료를 줄이기 위해 친구의 권유로 비워있던 마을회관으로 옮겨 왔다. 도씨 가족은 심한 추위로 수세식 화장실이 얼어붙자 동파를 막기 위해 열풍기를 설치했는데 이날 열풍기가 과열돼 불이 났고 이 불이 커턴을 타고 방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안포4리 이영수(54) 이장은 "생활보호대상자로 열심히 살려고 했는데 이런 불상사가 나 안타깝다"며 "마을에서 새로 지은 마을회관에서 살 수 있도록 성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사진: 화재로 초등학생 형제가 숨진 성주 월항면 안포4리 옛 마을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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