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불이 잡힌 30일 새벽 5시부터 대구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위원들과 각 지구 상인연합, 상가번영회 간부들은 1시간이 넘게 대책회의를 가졌다. 상가연합회는 2지구 화재 대책반을 구성하고 각 점포별 피해상황을 접수하기로 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화재원인과 발화한 점포에 대한 유언비어가 퍼질 것을 우려, 정확한 화인에 대한 조사를 전적으로 경찰 수사에 맡기기로 합의했다.
○… 화재 현장 주변에는 상인들과 가족, 구경나온 시민 등 2천여 명의 인파가 몰리며 대혼잡을 빚었다. 이 때문에 경찰 통제선을 넘나드는 사람들과 경찰·소방인력이 뒤엉키면서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통제선을 마음대로 넘나들며 소방관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소방관의 물대포를 낚아채는 등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을 통제할 경찰 병력은 화재가 발생한 지 2시간이 넘은 자정 무렵에야 도착해 빈축을 샀다.
○… 밤샘 진화가 벌어지면서 지친 소방관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 40대 소방관은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며 "시장 화재를 여러 번 진압해 봤지만 이런 불은 처음 본다"고 하소연했다.
소방관들의 수고를 본 일부 주민 봉사단은 먹을 것을 가지고 나오기도 했으며 소방관들은 김밥으로 허기를 달래며 밤샘 진화작업을 계속했다.
○… 조해녕 대구시장은 30일 새벽 화재현장에 나와 진화 상황을 살펴봤다. 두꺼운 외투 차림의 조 시장은 자신의 재임기간 중 지하철 방화사건 등 연이어 대형사고가 터진 것을 인식한 듯 매우 침울한 표정이었으며 현장 진압대원들에게 최대한 수고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 현장 주변의 유독가스는 대단했다. 현장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연방 코를 만지며 "코속이 금방 새카매졌다"고 말했다. 이날 불은 밤인데도 불구, 멀리서도 연기가 보일 만큼 대단한 기세로 타올랐다.
○… 불길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현장을 지켜보며 애를 태우던 수많은 상인들은 '성난 군중'으로 돌변했다. 소방차 물대포의 수압이 낮아 건물 외벽 창문을 깨뜨리지 못하는 등 건물 안으로 물을 넣지 못하자 많은 상인들이 인도블록을 깬 파편들을 일제히 창문으로 던져 깨뜨렸다. 한 상인은 "소방관들의 진화 노력이 전혀 안 보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 서문시장에 큰불이 나자 바로 옆에 붙은 동산병원 환자들이 크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29일 밤 동산병원 환자들은 서문시장 화재 소식을 듣고 병원 앞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으며 "정말 큰불로 번져 병원까지 오는 것 아니냐"고 수군거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하지만 시장 전체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아지면서 안심하는 분위기. 이들은 29일 밤 늦게 모두 병상으로 돌아가 곧 평온한 분위기로 돌아섰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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