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2시쯤 '요술·미술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M은 "저요, 저요"를 외치는 어린이들로 왁자지껄했다. '도슨트(docent: 전문지식을 갖춘 안내인)' 이창규 씨의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을 묻고 싶은 아이들은 서로 먼저 하겠다고 나섰다.
어른들이 보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보이는 현대미술의 다양하고 복잡한 세계가 이씨의 상세하고 자상한 설명으로 어린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시회를 기획한 권소희 큐레이터는 "어린이를 주대상으로 한 전시회라 도슨트가 유용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도슨트를 기용한 배경을 밝혔다.
대구에서도 도슨트가 낯선 것은 아니다. 대백프라자 갤러리도 지난 11월 '이인성 유작전'에서 하루 2차례씩 전시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지난 3월부터 '도슨트 양성교육' 과정을 운영해 지난해 12월 20일 제1기 21명의 수료식도 열었다. 경주 선재미술관도 주말마다 3명의 도슨트가 활동하기도 했다.
'요술·미술전'의 도슨트들은 특별히 '전시관람 학습지'를 만들었다. 교육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준비한 것들로 단순한 전시작품 설명이 아니라 어린이 미술교육과의 접목을 시도한 것이다.
오랫동안 도슨트에 관해 연구해온 박휘락 대구교대 명예교수는 "지역에서도 도슨트 활동이 늘고 있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교수는 또 "서울에서는 미술관·박물관마다 도슨트를 확보해 필요할 때마다 활용하고 있다"면서 "지역에서도 도슨트를 육성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넓혀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도슨트(docent)란= 문화예술에 관한 일종의 전문 안내인으로 순수 자원봉사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했다. 1845년 영국에서 처음 생겼고 1907년 미국에 이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됐다.
2개월 내외의 전문교육 과정을 거친 자원봉사자들이 박물관·미술관 등에서 전시물 및 작가 등에 대한 설명을 함으로써 일반 관람객들이 전시물에 대해 이해하기 쉽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국에는 1995년 도입됐다.
사진- 도슨트 활동을 자원한 이창규 씨는 어린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자 크리스마스에 산타 복장을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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