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등에 의한 여름철 무더위로 사망하는 사람이 태풍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보다 1.6배 더 많다는 환경평가기관의 용역 조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환경부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으로부터 '기후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및 적응 대책'을 골자로 한 용역보고서를 지난해 말 제출받아 '고온 건강경보 시스템' 도입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구 중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4-2000년까지 10년 간 6-8월 여름철 고온 현상에 의한일사병 등 열병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서울·대구·인천·광주 등 4대 도시에서 2천131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실종자를 포함, 1천367명으로 무더위 사망자가 764명 더 많았다. 특히 유례가 드문 폭염이 닥쳤던 1994년 여름 92일 간 4대 도시 무더위 사망자는 총 사망자 1만7천655명 중 6.1%인 1천83명으로 집계돼 10년 간 폭염 사망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당시 서울이 738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가 161명, 인천 134명, 광주 50명 등이었다.
반면 1998년은 26명, 2002년 70명, 2003년 4명으로 고온 영향 사망자가 비교적적었으며 나머지 해에는 130∼192명씩 고온 영향 사망자가 발생했다. 서울·대구는 하루 평균기온이 영상 28.1도, 인천·광주는 각각 26.2도와 26.6 도에서 사망자가 급증하는 이른바 '하키채(hockey stick) 현상'이 관찰됐고 사망자가 급증하기 시작하는 온도인 '역치 기온(생물의 감각에 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최소한의 자극 강도)'에서 1도가 올라갈 때 사망률은 서울이 최고 9.6%까지 늘었다.
정부 관계자는 "고온과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정량화하고 위험성을 구체적으로증명한 것은 처음"이라며 "고온은 치명적 대기현상으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EI 연구팀과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참여한 가운데 2004년 11월 시작됐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향후 고온 영향 사망자가 과거 10년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기상연구소가 슈퍼컴퓨터로 예측한 '2032∼2051년 간 서울의 하루 평균온도'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2032년 이후 서울의 여름철 평균기온은 1991∼2003년보다 2∼3도 가량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근거로 서울의 역치 기온인 28.1도 이상인 날을 따로 뽑아 사망자를 계산한 결과 '매년 100명 이상 고온 사망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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