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위'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남자 프로배구판의 확고부동한 최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LG화재와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둬 연승 행진을 프로 출범 후 최다인 '12경기'로 늘렸다.
지난 해 12월11일 삼성화재전 패배 후 한달 넘게 이어진 거침없는 질주다.
당시 주전 이선규와 장영기가 빠진 상태에서 '무적함대' 삼성화재에 발목이 잡혔지만 이후 두 차례 삼성화재와 맞대결을 3-1과 3-0 승리로 장식, 상대전적에서도 2승1패로 앞서 당분간 현대의 적수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겨울리그 9연패 신화를 창조했던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마저 "현대의 정규리그 우승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한 걸 보더라도 현대의 전성시대가 열렸음이 분명해 보인다.
전신인 현대자동차가 1980-90년대 배구계를 풍미했던 임도헌과 하종화, 마낙길 등 스타 플레이어를 앞세워 1995년 슈퍼리그에서 우승한 현대가 철옹성을 구축한 삼성의 9연패를 지켜보며 2위 설움을 겪었던 것과 완전히 달라진 풍경이다.
현대가 괄목상대하게 발전한 데는 '컴퓨터 세터' 출신의 김호철 감독의 지도력이 크게 작용했다.
이탈리아 무대에서 활약하다 2003년 11월 현대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2004년에는 40년 지기인 신치용 감독의 기세에 눌려 1승10패의 초라한 성적표로 출발했다.
하지만 김호철식 과학 배구를 접목시킨 현대는 선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훈련과 상대 공격 패턴을 분석하는 데이터 배구로 프로 원년이던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오르며 삼성의 아성을 허물었다.
챔피언전에서 1승3패로 삼성에 져 통합우승이 좌절됐지만 삼성의 78연승을 저지한 현대가 양강 체제를 구축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현대는 올 시즌에도 높이와 파워, 조직력, 수비 등 어느 것 하나 흠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막강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장신(206㎝)의 특급 용병 숀 루니의 가세로 공.수 전력 상승 효과가 작용한 것 못지 않게 김 감독의 집중 조련을 받은 토종 선수들의 기량이 부쩍 성장했기 때문이다.
세터 권영민은 정확한 토스 워크로 경기를 조율하고 있고 '거미손' 이선규, 윤봉우 등 센터진도 철벽 블로킹 벽을 쳤다.
여기에 '스커드 미사일' 후인정도 녹슬지 않은 파워 스파이크를 보여주고 있고 신형 좌우 쌍포 장영기와 박철우도 총알 강타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있다.
최다 12연승을 이끈 김호철 감독은 "신기록을 세운 건 기분좋지만 연승에 연연하지 않겠다. 선수들이 부담을 가지면 자칫 목표(우승) 설정 궤도에서 이탈할 수 있어서다. 적절한 체력 안배와 선수 기용으로 5라운드가 끝나면 플레이오프 체제로 돌입하겠다. 이번 시즌엔 마지막에 꼭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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