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원칙 없는 道 인사?

경북도는 27일자로 서기관과 사무관급 112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23일 2, 3급직에 이은 후속인사다.

최근 도의 인사를 지켜본 시·군에서는 '관객 없는 코미디'라고 평하고 있다. 또 인사과정에서 "도지사는 무엇을 하는가"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특히 문경 부시장 인사를 두고 보인 도의 행태는 시·군이나 도민들로부터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 지사는 인사 때마다 "도민이 체감하는 행정혁신 추진과 성과 중심의 조직운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등 미래 경북발전의 토대 마련을 위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문경 부시장의 경우 서열순으로 두 명을 차례로 내정했다가 문경에서 반대하자 세 번째 카드로 공보관을 내세웠다. 이 카드도 문경시 공무원직장협의회가 '낙하산 인사' 등을 이유로 반발했지만 결국 밀어붙였다. 이와 관련, 시·군은 물론 도청 내에서조차 지사가 너무 권위만 내세우려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도청 내에서는 "그동안 서열이나 인사운동 능력만으로 부단체장을 내보낸 결과,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자리만 차지하다 다시 도청으로 돌아오다 보니 시·군에서 자체승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고령부군수의 경우는 교육대상자로 내정해 놓고, 후임까지 선정했지만 고령부군수가 각종 인맥을 동원, 강경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후임인사를 철회하고 유임시키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도에서 보낸 인사조차도 도지사의 명령을 거부하는 꼴을 보인 것이다.

이렇게 도의 인사가 난맥을 보이는 것은 3선 도지사의 임기 마지막 해라는 레임덕 현상으로도 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 도지사 측근들이 그동안의 인사를 좌지우지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게 도청 내 여론이기도 하다. 지사의 고향과 출신 고등학교, 종교를 3C라고 부르면서 '도 공무원의 경우 이 중 한 가지라도 해당해야 영전할 수 있다'는 말이 유행하는 것은 도 공무원 전체의 부끄러움이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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