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을 계기로 벌써 40일째를 훌쩍 넘긴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의 지속 여부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신년회견에서 사학법과 관련해 "우리 역사를 부끄럽게 가르치고, 철 지난 이념을 가르치고,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 가치관을 부정하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로 현 정권의 사학법 개정안"이라며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회견 후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요지부동이었다. "사학법의 잘못을 알리고자 장외투쟁에 나선 뒤 상황이 변한 게 하나도 없다"며 "지금 국회 등원을 말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또 "지방선거 유·불리를 놓고 장외투쟁을 한 것이 아니다" "지지율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그러나 박 대표 회견 중에 미묘한 입장변화가 읽혀진 것도 사실이다. 사학법 부당성을 제기하면서도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 기대를 거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
박 대표는 "아직 등원에 대한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면서도 "여당에서도 새로 원내대표가 선출됐기 때문에 두 분 원내대표들께서 국회를 정상화할 수 있는 좋은 대화를 나누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언급하면서 '원천무효' 등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여야 협상을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 같은 미묘한 변화는 최근의 당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장외투쟁 장기화로 의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회견 전에는 일부 의원들이 '등원선언'을 해야 한다는 건의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 핵심관계자는 "박 대표가 이날 회견에서 등원선언을 하는 것은 모양새도 순서도 맞지 않다"며 "하지만 국회 정상화를 위해 박 대표가 이재오 원내대표에게 공을 넘긴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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