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인스 워드 모자 '고궁 나들이'

"베리 프리티(very pretty)! 베리 빅(very big)"

'슈퍼볼 영웅' 하인스 워드(30)는 6일 오전 10시20분께 경복궁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조선시대 아름다운 궁전의 모습에 매료된 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숙소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어머니 김영희(59)씨와 함께 아침식사를 마친뒤 전용차량인 오피러스 승용차를 타고 곧장 경복궁을 찾은 워드는 흰색 셔츠와 스포츠점퍼,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소풍'을 나선 듯한 모습이었다.

어머니 김씨도 흰색 셔츠에 검은색 니트, 청바지 차림으로 아들과 비슷한 옷차림이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경복궁을 거닐며 마치 연인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들은 안내원을 따라 근정전을 시작으로 경복궁 구석구석을 둘러봤으며 경회루 앞에서 사진을 찍고 교태전 마루에 신발을 벗고 올라 주변 경치를 감상했다.

워드는 경복궁의 역사와 사적에 대한 안내원의 설명에 연방 고개를 끄덕였고 어머니 김씨는 아들에게 한국인으로서 뿌리를 찾아주려는 듯 이것저것 덧붙여 설명했다.

워드는 "여자친구와 다시 경복궁을 방문하고 싶은가", "어머니와 이런 궁에서 살고 싶나"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간단히 답했지만 '살인미소'는 여전했다.

아들과 함께 경복궁과 민속촌처럼 한국의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곳을 방문하는 게 소원이었던 어머니 김씨는 "함께 있어서 정말 좋다. 행복하다"며 환한 표정이었다.

이들이 관람하는 동안 경복궁에 소풍온 학생 등 시민 100여명이 "워드"를 연호하며 반갑게 인사했고 여학생 30여명은 모자가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며 환호했다.

워드는 이들 여고생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쑥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기분은 "그레이트(great)"라고 말했다. 워드 모자는 경복궁에 이어 창덕궁과 비원도 방문해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워드는 "경복궁과 창덕궁 모두 참으로 아름답다. 이런 궁정이 도심 안에 있다는 것이 놀랍고 또 기쁘다. 왕과 신하들이 있던 곳을 둘러보며 한국의 전통을 배우는 기회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또 "한국의 젊은 운동선수들이 꿈을 놓지 않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우리 어머니도 꿈을 놓지 않고 살았고 나도 NFL(미국프로풋볼리그)에 갈 수 있다는 꿈을 항상 품고 살았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워드는 점심식사 후 자신을 낲은 어머니의 산고(産苦)가 남아있는 서울 종로구 이화여대 동대문병원을 어머니의 손을 잡고 30년만에 방문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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