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엄니 ! 세월이 참 빠르지요.

예전에 엄니께서 하신 말씀 "니도 스물다섯 살 넘어 봐라. 서른 되기 일도 아니고 서른 되면 마흔 되기 일도 아니다" 하셨는데, 정말 엇그제 서른 중반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벌써 불혹을 넘었습니다.

엄니 마음을 이해로 보듬어 가는 자리에 서고 보니 지난날 울 엄니 자리가 고개 끄덕여집니다.

눈앞이 캄캄하던 아득한 시절.

일가 친척도 남의 일마냥 뒷짐지고 있을 때 '더 악착같이 살아야지' 하는 '깡다구' 하나로 버티어 온 울 엄니.

내 몸 아파도 아픈 내색 못하시고 그저 새끼들 배 굶길까봐….

눈뜨고 보면 엄니는 간 곳 없고 가마솥에 식어 가는 꽁보리밥만이 유일한 엄니 흔적으로 남아 있었지요.

엄니, 공수래 공수거, 수의 옷엔 주머니가 없대요.

하루를 맞이하고 보면 하루가 쏜살같이 가버리는 요즘 "전화 끊어라. 놀러가야 한데이∼"

새끼들보다 더 바쁘게 살아가시는 지금처럼 우리들 곁에 오래도록 머물러 주십시오.

살아 계신 것만으로도 힘이 되어주시는 울 엄니! 고맙고 사랑합니다.

이유진(대구시북구 복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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