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해탄 넘어 대물림한 사제의 情

日 스승과 韓 제자 인연의 끈 그 아들과 딸이 소중히 이어

"종전과 함께 귀국한 다이도오 히로시(大同博) 선생님이 20여 년이 흐른 지난 66년 대구여고보(현 경북여고) 제자이던 어머니를 찾아 교육청과 문교부 등으로 수년간 수소문, 결국 연락처를 알아내서 한국에 다니러 오셨고, 어머니도 보답으로 몇 차례나 일본으로 찾아가셨습니다. 다이도오 선생님의 아들인 하지메 씨도 70년대 초에 여러번 한국에 다녀갔는데, 지난 4월24일 30여 년 만에 반가운 엽서를 보내오셨습니다."

스승의 날인 15일, 현해탄을 넘어선 한일(韓日)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대(代)를 이어 그 아들 딸이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북외대 세나뚜스 문화대학원 이정하 원장과 다이도오 하지메(현 일본선박회사 간부, 도쿄 거주)씨. 하지메 씨는 일제 시대 경북여고에서 교편을 잡던 다이도오 히로시 선생의 아들로 경북 군위 효령에서 태어났다. 이미 다이도오 선생이나 제자 최옥희(전 경북여고 총동창회 부회장, 영남고등기술학교 교장) 여사는 고인이 되셨고, 그 아들과 딸인 하지메 씨와 이 원장도 각각 70대, 50대 초반에 접어들었다.

"지난 71년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나왔던 하지메 씨가 태어난 곳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군위 효령에 어머니가 다녀갔었고, 그해 영남대에서 열렸던 제 독창회에도 왔습니다."

이 원장의 친정 어머니 최 여사는 상주 청리초교와 경산 고산초등 교사를 거쳐 대구에서 첫 여성전문직업훈련기관인 영남여자고등기술학교(중구 북성로 1가 39번지)를 세워 개발연대가 필요로 하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낸 사회교육의 선구자이다. 최 여사가 세운 영남여자고등기술학교 북성로 건물(대구의 첫 5층 양식 빌딩)에는 당시 교실 흔적이 남아있고, 초창기 경북문인협회는 이곳을 사무실로 내어주면서 지역 문화계에서도 적지 않은 헌신을 한 인물이다.

4월에 보낸 엽서에서 하지메 씨는 "나이가 들수록 (이원장이) 어머니를 닮아간다."며 반가워하며 긴 사연을 담은 편지를 배편으로 보냈다고 적었다. 이 원장은 일본에 가면 하지메 씨를 만나서 현해탄을 넘어 아름답게 승화된 사제지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미화 편집위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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